[희망창조 코리아]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해법은?

입력 2015.01.12 (21:15) 수정 2015.01.12 (22: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제가 지금 나와있는 곳은 서울 남대문 시장입니다.

점포 수만 만여 개, 하루 평균 4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죠.

서민은 사전에는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돼 있는데요.

OECD 기준으로 보면 고소득층을 제외한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10가구 가운데 8가구가 서민으로 분류되는데요.

KBS는 오늘부터 닷새동안 서민경제의 현실을 집중 진단합니다.

먼저 첫날인 오늘은 팍팍해지고 있는 서민 살림살이를 임승창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팍팍한 서민 경제 현실은?▼

<리포트>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들 돌보기는 전업주부인 박씨의 몫입니다.

부부와 초등학생과 4살인 아들 둘, 돌을 앞둔 막내 딸까지 5인 가족.

생활비는 남편 월급에 의존하고 있는데 실수령액은 4백만 원 정도입니다.

2인이상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세금을 떼기전 440만 원 정도니까 평균 소득 수준인 서민 가정입니다.

살림살이는 어떨까?

<녹취> 박00(주부/음성변조) : "아이들은 크고 교육비나 하다못해 부식비도 지출되는 부분도 많고, 많이 빠듯한 편이에요."

지난달 가계부를 살펴봤습니다.

보험료와 교육비, 공과금과 생활비 등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이 한 달에 3백만 원이나 됩니다.

매달 70만 원씩 적금을 붓고 있지만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빌린 1억 원의 대출은 이자만 내고 있어서, 결국 이 돈을 갚는데 써야 합니다.

노후를 준비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녹취> 박00(주부/음성변조) : "월급이 더 오르고 하겠지만 현실상 월급이(물가)대비로 많이 오르진 않더라고요. 보면..노후 대비는 지금 머리속으로만 생각이 되는 것 같아요."

아끼고 또 아껴야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다는 게 박씨를 비롯한 서민들의 얘기입니다.

실제로 1990년 75% 였던 중산층 비중은 70%대 밑으로 떨어졌고, 빈곤층 비중은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오히려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 졌습니다.

▼서민 살림 왜 팍팍해졌나?▼

<기자 멘트>

서민들의 살림살이, 왜 이렇게 나아지지 않는 걸까요?

관련 통계가 있는 1990년 이후를 분석해 봤더니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4년 동안 3.7배 늘었습니다.

많이 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국내총생산, 즉 GDP는 무려 6배 이상 늘었습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와 비교하면 서민들의 소득은 거북이 걸음을 했다는 얘기죠.

이유가 뭘까요 ?

경제 성장의 과실을 가계보다는 기업이 많이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체 소득가운데 가계 비중은 73%대에서 65%대로 줄었는데 기업 비중은 5%대에서 10%대로 배 정도 늘었습니다.

기업들이 번 돈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보다는 기업이익으로 쌓아논 겁니다.

또 돈을 벌면 무조건 내야하는 돈, 이게 '비소비지출'인데요.

서민들의 경우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을 합치면 지난 24년동안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가계 빚은 이미 1000조 원을 넘어섰죠.

소득은 찔끔 늘었는데, 이런 부담이 급증하다보니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소비까지 살아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럼 팍팍한 서민살림의 주름을 펴기위한 해법은 없을까요?

▼‘소득 재분배’…좋은 일자리가 해법▼

<리포트>

프랑스의 빈곤율은 35% 정도.

하지만 기업과 고소득층에게 걷은 세금을 서민들에게 지원해주면 빈곤율은 8% 밑으로 뚝 떨어집니다.

조세의 핵심 기능인 소득재분배가 잘 되고 있는 겁니다.

세금을 통해 빈부격차가 개선되는 비율은 OECD 평균이 31%, 하지만 우리나라는 9%로 최하위권입니다.

이 때문에 숨어있는 소득을 파악하고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여 세원을 늘리고, 담뱃세처럼 소득과 상관없이 부과되는 간접세 비중을 낮춰 서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재진(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 :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가 일차적으로 이뤄지고, 그 다음에는 정부가 지출사업을 통해서 저소득층에 대해서 좀 더 지원을 해주는 이런 방법을 통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서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것도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기술혁신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정부는 서민들에게 기업이 필요로하는 직업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서민이)탄탄하면 탄탄할수록 소비활력이 생기고 생산이 되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빈곤층은 정부가 직접 지원을 하고 중산층은 좋은 일자리로 소득을 늘려줘야 서민 경제의 주름을 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희망창조 코리아]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해법은?
    • 입력 2015-01-12 21:20:00
    • 수정2015-01-12 22:03:06
    뉴스 9
<앵커 멘트>

제가 지금 나와있는 곳은 서울 남대문 시장입니다.

점포 수만 만여 개, 하루 평균 4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죠.

서민은 사전에는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돼 있는데요.

OECD 기준으로 보면 고소득층을 제외한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10가구 가운데 8가구가 서민으로 분류되는데요.

KBS는 오늘부터 닷새동안 서민경제의 현실을 집중 진단합니다.

먼저 첫날인 오늘은 팍팍해지고 있는 서민 살림살이를 임승창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팍팍한 서민 경제 현실은?▼

<리포트>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들 돌보기는 전업주부인 박씨의 몫입니다.

부부와 초등학생과 4살인 아들 둘, 돌을 앞둔 막내 딸까지 5인 가족.

생활비는 남편 월급에 의존하고 있는데 실수령액은 4백만 원 정도입니다.

2인이상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세금을 떼기전 440만 원 정도니까 평균 소득 수준인 서민 가정입니다.

살림살이는 어떨까?

<녹취> 박00(주부/음성변조) : "아이들은 크고 교육비나 하다못해 부식비도 지출되는 부분도 많고, 많이 빠듯한 편이에요."

지난달 가계부를 살펴봤습니다.

보험료와 교육비, 공과금과 생활비 등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이 한 달에 3백만 원이나 됩니다.

매달 70만 원씩 적금을 붓고 있지만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빌린 1억 원의 대출은 이자만 내고 있어서, 결국 이 돈을 갚는데 써야 합니다.

노후를 준비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녹취> 박00(주부/음성변조) : "월급이 더 오르고 하겠지만 현실상 월급이(물가)대비로 많이 오르진 않더라고요. 보면..노후 대비는 지금 머리속으로만 생각이 되는 것 같아요."

아끼고 또 아껴야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다는 게 박씨를 비롯한 서민들의 얘기입니다.

실제로 1990년 75% 였던 중산층 비중은 70%대 밑으로 떨어졌고, 빈곤층 비중은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오히려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 졌습니다.

▼서민 살림 왜 팍팍해졌나?▼

<기자 멘트>

서민들의 살림살이, 왜 이렇게 나아지지 않는 걸까요?

관련 통계가 있는 1990년 이후를 분석해 봤더니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4년 동안 3.7배 늘었습니다.

많이 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국내총생산, 즉 GDP는 무려 6배 이상 늘었습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와 비교하면 서민들의 소득은 거북이 걸음을 했다는 얘기죠.

이유가 뭘까요 ?

경제 성장의 과실을 가계보다는 기업이 많이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체 소득가운데 가계 비중은 73%대에서 65%대로 줄었는데 기업 비중은 5%대에서 10%대로 배 정도 늘었습니다.

기업들이 번 돈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보다는 기업이익으로 쌓아논 겁니다.

또 돈을 벌면 무조건 내야하는 돈, 이게 '비소비지출'인데요.

서민들의 경우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을 합치면 지난 24년동안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가계 빚은 이미 1000조 원을 넘어섰죠.

소득은 찔끔 늘었는데, 이런 부담이 급증하다보니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소비까지 살아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럼 팍팍한 서민살림의 주름을 펴기위한 해법은 없을까요?

▼‘소득 재분배’…좋은 일자리가 해법▼

<리포트>

프랑스의 빈곤율은 35% 정도.

하지만 기업과 고소득층에게 걷은 세금을 서민들에게 지원해주면 빈곤율은 8% 밑으로 뚝 떨어집니다.

조세의 핵심 기능인 소득재분배가 잘 되고 있는 겁니다.

세금을 통해 빈부격차가 개선되는 비율은 OECD 평균이 31%, 하지만 우리나라는 9%로 최하위권입니다.

이 때문에 숨어있는 소득을 파악하고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여 세원을 늘리고, 담뱃세처럼 소득과 상관없이 부과되는 간접세 비중을 낮춰 서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재진(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 :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가 일차적으로 이뤄지고, 그 다음에는 정부가 지출사업을 통해서 저소득층에 대해서 좀 더 지원을 해주는 이런 방법을 통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서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것도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기술혁신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정부는 서민들에게 기업이 필요로하는 직업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서민이)탄탄하면 탄탄할수록 소비활력이 생기고 생산이 되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빈곤층은 정부가 직접 지원을 하고 중산층은 좋은 일자리로 소득을 늘려줘야 서민 경제의 주름을 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