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창조 코리아] ‘법인세 형평성’ 바로 세워라!

입력 2015.02.18 (21:12) 수정 2015.02.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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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조세 형평성을 진단해보는 세 번째 시간, 오늘은 법인세를 집중 분석합니다.

법인세는 기업이 번 돈에 매기는 세금을 말하는데요.

과세 표준, 즉 소득 기준이 2억 원 아래면 11%, 200억 원까지는 22%, 그 다음부터는 24.2%, 이렇게 3단계 누진제로 돼있습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은 1950년대 70%대에서 꾸준히 낮아져 2008년에 역대 최저인 현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이같은 법인세 최고 세율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OECD 34개국 평균(25.3)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세율은 이보다 상당폭 낮은 데다, 기업 간 부담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삼성전자의 사례를 통해 최정근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공제혜택 독점하는 삼성전자▼

<리포트>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앞세워 국내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삼성전자.

2004년부터 10년 동안 낸 법인세가 20조 원을 넘습니다.

하지만, 법인세 납부액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실효세율은 평균 16%선, 명목 세율 22%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정부가 기업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둔 다양한 공제 혜택 때문입니다.

2012년 한 해 삼성전자가 감면받은 법인세는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 감면받은 액수의 20%에 가깝습니다.

감면 혜택은 이렇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에 집중돼왔습니다.

중소기업은 신기술 개발이나 시설 투자 여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감면도 덜 받는 겁니다.

<인터뷰> 이지현(중소기업중앙회 재정금융팀) : "중소기업이 쉽게 투자할 수 없는 분야인데 거기다 공제율을 많이 부여를 하고 있거든요. 사실상 대기업들이 공제 혜택을 많이 보는..."

이러다 보니, 2013년을 기준으로, 과표 소득 5천억 원을 넘는 대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평균 16.4%, 중견, 중소기업들보다 낮았습니다.

대기업에 쏠려있는 세 감면 혜택이 법인세의 누진체계를 허물며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법인세 공정성, 왜 무너졌나?▼

형평성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만 불거지는 게 아닙니다.

2013년 한해 기업과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을 볼까요 2000년과 비교해보니, 각각 233%와 106%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법인세는 128% 증가한 반면, 소득세가 166%로 더 크게 늘었습니다.

기업 소득이 가계 소득보다 2배 넘게 늘었는데, 세금 증가폭은 오히려 가계가 더 컸던 거죠.

기업과 가계 간에도 세 부담의 형평성이 허물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엔, 법인세를 넘어서, 기업이 사실상 세금처럼 내는 돈, 전체를 따져볼까요?

고용보험료, 산재보험료 같은 사회보험료가 있고, 강제로 뜯어가는 준조세 성격의 각종 기여금도 있는데요,

이걸 다 합쳐서 '총 조세 비용'이라고 부릅니다.

2012년을 기준으로, 기업이 100원을 벌면 다른 OECD 국가에서는 총 조세 비용으로 평균 42원을 지출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28원 정도만 내놓으면 됩니다.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낮다는 겁니다.

부담 능력에 걸맞게, 또, 형평성 있게 과세하려면 법인세 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공제 혜택 조정, 누진세 정비▼

<리포트>

부자 증세와 함께 법인세 개혁 카드를 꺼내든 미국 오바마 행정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법인세 최고세율은 낮추기 했습니다.

대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의 해외 수익에 과세하고 법인세 감면도 줄여 실질적으로는 더 거두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우리나라도 법인세 감면부터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용증가와 관련없는 감면조항은 대폭 정비해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더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강병구(인하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려고 했지만 막대한 사내유보금이 기업내부에 쌓이면서 투자와 고용으로 연결되지는 않았거든요. 그 결과가 낮은 실효세율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기업의 사회보장기여금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은 고용보험료와 산재보험료를 모든 기업이 똑 같이 절반만 부담하는데, 대기업은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홍헌호(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 "(사회보장기여금 부담을) 대폭 높여야되는데 중소기업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 부담을 정부가 많이(보조를) 해줘야 되고, 반면 대기업은 사내 유보금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대기업 스스로 부담하게 해야할 것입니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도 더 많이 내야 공정성 논란을 없앨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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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18 21:16:12
    • 수정2015-02-18 2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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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조세 형평성을 진단해보는 세 번째 시간, 오늘은 법인세를 집중 분석합니다.

법인세는 기업이 번 돈에 매기는 세금을 말하는데요.

과세 표준, 즉 소득 기준이 2억 원 아래면 11%, 200억 원까지는 22%, 그 다음부터는 24.2%, 이렇게 3단계 누진제로 돼있습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은 1950년대 70%대에서 꾸준히 낮아져 2008년에 역대 최저인 현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이같은 법인세 최고 세율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OECD 34개국 평균(25.3)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세율은 이보다 상당폭 낮은 데다, 기업 간 부담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삼성전자의 사례를 통해 최정근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공제혜택 독점하는 삼성전자▼

<리포트>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앞세워 국내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삼성전자.

2004년부터 10년 동안 낸 법인세가 20조 원을 넘습니다.

하지만, 법인세 납부액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실효세율은 평균 16%선, 명목 세율 22%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정부가 기업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둔 다양한 공제 혜택 때문입니다.

2012년 한 해 삼성전자가 감면받은 법인세는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 감면받은 액수의 20%에 가깝습니다.

감면 혜택은 이렇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에 집중돼왔습니다.

중소기업은 신기술 개발이나 시설 투자 여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감면도 덜 받는 겁니다.

<인터뷰> 이지현(중소기업중앙회 재정금융팀) : "중소기업이 쉽게 투자할 수 없는 분야인데 거기다 공제율을 많이 부여를 하고 있거든요. 사실상 대기업들이 공제 혜택을 많이 보는..."

이러다 보니, 2013년을 기준으로, 과표 소득 5천억 원을 넘는 대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평균 16.4%, 중견, 중소기업들보다 낮았습니다.

대기업에 쏠려있는 세 감면 혜택이 법인세의 누진체계를 허물며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법인세 공정성, 왜 무너졌나?▼

형평성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만 불거지는 게 아닙니다.

2013년 한해 기업과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을 볼까요 2000년과 비교해보니, 각각 233%와 106%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법인세는 128% 증가한 반면, 소득세가 166%로 더 크게 늘었습니다.

기업 소득이 가계 소득보다 2배 넘게 늘었는데, 세금 증가폭은 오히려 가계가 더 컸던 거죠.

기업과 가계 간에도 세 부담의 형평성이 허물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엔, 법인세를 넘어서, 기업이 사실상 세금처럼 내는 돈, 전체를 따져볼까요?

고용보험료, 산재보험료 같은 사회보험료가 있고, 강제로 뜯어가는 준조세 성격의 각종 기여금도 있는데요,

이걸 다 합쳐서 '총 조세 비용'이라고 부릅니다.

2012년을 기준으로, 기업이 100원을 벌면 다른 OECD 국가에서는 총 조세 비용으로 평균 42원을 지출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28원 정도만 내놓으면 됩니다.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낮다는 겁니다.

부담 능력에 걸맞게, 또, 형평성 있게 과세하려면 법인세 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공제 혜택 조정, 누진세 정비▼

<리포트>

부자 증세와 함께 법인세 개혁 카드를 꺼내든 미국 오바마 행정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법인세 최고세율은 낮추기 했습니다.

대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의 해외 수익에 과세하고 법인세 감면도 줄여 실질적으로는 더 거두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우리나라도 법인세 감면부터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용증가와 관련없는 감면조항은 대폭 정비해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더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강병구(인하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려고 했지만 막대한 사내유보금이 기업내부에 쌓이면서 투자와 고용으로 연결되지는 않았거든요. 그 결과가 낮은 실효세율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기업의 사회보장기여금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은 고용보험료와 산재보험료를 모든 기업이 똑 같이 절반만 부담하는데, 대기업은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홍헌호(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 "(사회보장기여금 부담을) 대폭 높여야되는데 중소기업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 부담을 정부가 많이(보조를) 해줘야 되고, 반면 대기업은 사내 유보금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대기업 스스로 부담하게 해야할 것입니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도 더 많이 내야 공정성 논란을 없앨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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