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창조 코리아] 경쟁에 내몰린 700만 자영업자

입력 2015.01.14 (21:11) 수정 2015.01.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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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각종 상점이 밀집한 서울 홍대 거리에 나왔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과 음식점, 술집들이 좌우로 들어서 있는데요.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모두 몇 명이나 될까요?

지난달 7백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취업자의 27%나 됩니다.

미국, 일본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크게 높고, OECD 평균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됩니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 매년 자영업자가 20만 명씩 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장사는 과연 잘 되고 있을까요?

음식점 한 곳을 살펴보겠습니다.

▼생활고 시달리는 자영업자▼

<리포트>

넉 달전 문을 연 볶음밥 식당입니다.

8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30대 후반에 자영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엔 직원 5명까지 고용했지만 장사가 안돼 요리사만 남았고 대신 부인이 가게 일을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준(음식점 자영업자) :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장도 제가 직접 봐야되구요, 가게 문열고 영업하다가 문을 닫는 시간 (밤) 11시까지 일 하고.."

지난 한 달 매출은 4백만 원 정도.

하지만 월세 4백만 원을 내고 나니 남은 돈이 없습니다.

여기에 재료비와 전기, 가스요금 요리사 인건비 등을 지출하면 오히려 5백만원 적자입니다.

<녹취> "오늘은 볶음밥을 먹는 날입니다~ 건물 2층에 있습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에 길거리 홍보까지 하고 있습니다.

모아둔 돈 1억 원에 친구들에게 빌린 돈 5천만 원을 더해 가게 문을 열 때만 해도 성공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달 적자만 늘어났고 지난달에는 카드론으로 천 만원을 더 빌렸습니다.

<인터뷰> 김민준 : "준비를 한다고 해도 경쟁 자체가 너무 치열하다 보니까 살아 남는 게 너무 힘들어요"

아직 젊기 때문에 조금 더 버텨보겠다고 했지만, 치열한 경쟁 앞에 서 있는 김씨의 한 숨은 깊어만 갑니다.

▼매출↓·빚↑…3년 뒤 절반 폐업▼

<기자 멘트>

밤낮으로 열심히 일해도 수익은 나지 않고 빚만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앞서 보신 김 씨 가게가 위치한 홍대 거리를 살펴볼까요?

큰 도로 주변만 살펴봐도 음식점이 47개나 있고, 주점이 24개, 커피전문점이 17개나 있습니다.

자영업자간 경쟁이 치열하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전체 자영업 가운데 음식점이 25%로 가장 많고 편의점 같은 식품·소매점이 11% 주점이 7.2%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평균 준비기간은 채 1년도 되지 않는데요.

이렇게 별다른 준비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업종에 몰리다 보니 과당경쟁에 시달리다 낭패를 보는 겁니다.

지난 3년사이 자영업자의 한 달 매출은 113만 원이 줄어든 반면 빚은 천7백만 원이나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3년 후엔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이, 10년 뒤엔 무려 75%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엔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대안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차별화’, ‘상권분석’ 필수…적자 탈출 방법▼

<리포트>

서울 이태원동의 동네 슈퍼.

안으로 들어가자 수 백 종류의 수입 맥주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7년 전 인근에 대형 슈퍼가 들어서자 위기의식을 느낀 주인이 지역적 특성을 살려 판매 품목을 수입맥주로 특화한 겁니다.

<인터뷰> 김영숙(슈퍼마켓 주인) : "어떻게 할까? 접어야 하나..사느냐 죽느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 수입맥주인데..."

수입맥주를 팔면서 7년 동안 매출은 10배나 뛰었고 지금은 이 동네에서 유명업소가 됐습니다.

이처럼 자영업에서 성공하려면 경쟁을 이길 수 있는 특화된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창업을 준비한다면 사전에 철저한 상권 분석은 필수입니다.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상권정보 시스템을 이용하면 편의점과 치킨집은 경쟁이 어느 정도인지, 상가마다 어떤 업종이 들어섰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또 막연한 숙박업이나 음식점 창업보다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과 싱글족을 겨냥한 게스트하우스나 1인용 전문 음식점 등으로 특화하는 게 좋습니다.

정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단순한 보증이나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특화된 업종을 찾아낼 수 있는 정보제공과 창업 교육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인터뷰>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정부에서 어떤 전문성이나 어떤 기능을 키워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업종이나 직종을 개발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근본적으로는 재취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자영업 포화상태를 해소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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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창조 코리아] 경쟁에 내몰린 700만 자영업자
    • 입력 2015-01-14 21:16:11
    • 수정2015-01-15 20: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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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각종 상점이 밀집한 서울 홍대 거리에 나왔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과 음식점, 술집들이 좌우로 들어서 있는데요.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모두 몇 명이나 될까요?

지난달 7백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취업자의 27%나 됩니다.

미국, 일본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크게 높고, OECD 평균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됩니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 매년 자영업자가 20만 명씩 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장사는 과연 잘 되고 있을까요?

음식점 한 곳을 살펴보겠습니다.

▼생활고 시달리는 자영업자▼

<리포트>

넉 달전 문을 연 볶음밥 식당입니다.

8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30대 후반에 자영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엔 직원 5명까지 고용했지만 장사가 안돼 요리사만 남았고 대신 부인이 가게 일을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준(음식점 자영업자) :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장도 제가 직접 봐야되구요, 가게 문열고 영업하다가 문을 닫는 시간 (밤) 11시까지 일 하고.."

지난 한 달 매출은 4백만 원 정도.

하지만 월세 4백만 원을 내고 나니 남은 돈이 없습니다.

여기에 재료비와 전기, 가스요금 요리사 인건비 등을 지출하면 오히려 5백만원 적자입니다.

<녹취> "오늘은 볶음밥을 먹는 날입니다~ 건물 2층에 있습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에 길거리 홍보까지 하고 있습니다.

모아둔 돈 1억 원에 친구들에게 빌린 돈 5천만 원을 더해 가게 문을 열 때만 해도 성공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달 적자만 늘어났고 지난달에는 카드론으로 천 만원을 더 빌렸습니다.

<인터뷰> 김민준 : "준비를 한다고 해도 경쟁 자체가 너무 치열하다 보니까 살아 남는 게 너무 힘들어요"

아직 젊기 때문에 조금 더 버텨보겠다고 했지만, 치열한 경쟁 앞에 서 있는 김씨의 한 숨은 깊어만 갑니다.

▼매출↓·빚↑…3년 뒤 절반 폐업▼

<기자 멘트>

밤낮으로 열심히 일해도 수익은 나지 않고 빚만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앞서 보신 김 씨 가게가 위치한 홍대 거리를 살펴볼까요?

큰 도로 주변만 살펴봐도 음식점이 47개나 있고, 주점이 24개, 커피전문점이 17개나 있습니다.

자영업자간 경쟁이 치열하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전체 자영업 가운데 음식점이 25%로 가장 많고 편의점 같은 식품·소매점이 11% 주점이 7.2%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평균 준비기간은 채 1년도 되지 않는데요.

이렇게 별다른 준비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업종에 몰리다 보니 과당경쟁에 시달리다 낭패를 보는 겁니다.

지난 3년사이 자영업자의 한 달 매출은 113만 원이 줄어든 반면 빚은 천7백만 원이나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3년 후엔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이, 10년 뒤엔 무려 75%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엔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대안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차별화’, ‘상권분석’ 필수…적자 탈출 방법▼

<리포트>

서울 이태원동의 동네 슈퍼.

안으로 들어가자 수 백 종류의 수입 맥주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7년 전 인근에 대형 슈퍼가 들어서자 위기의식을 느낀 주인이 지역적 특성을 살려 판매 품목을 수입맥주로 특화한 겁니다.

<인터뷰> 김영숙(슈퍼마켓 주인) : "어떻게 할까? 접어야 하나..사느냐 죽느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 수입맥주인데..."

수입맥주를 팔면서 7년 동안 매출은 10배나 뛰었고 지금은 이 동네에서 유명업소가 됐습니다.

이처럼 자영업에서 성공하려면 경쟁을 이길 수 있는 특화된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창업을 준비한다면 사전에 철저한 상권 분석은 필수입니다.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상권정보 시스템을 이용하면 편의점과 치킨집은 경쟁이 어느 정도인지, 상가마다 어떤 업종이 들어섰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또 막연한 숙박업이나 음식점 창업보다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과 싱글족을 겨냥한 게스트하우스나 1인용 전문 음식점 등으로 특화하는 게 좋습니다.

정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단순한 보증이나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특화된 업종을 찾아낼 수 있는 정보제공과 창업 교육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인터뷰>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정부에서 어떤 전문성이나 어떤 기능을 키워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업종이나 직종을 개발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근본적으로는 재취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자영업 포화상태를 해소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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