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아픔’

입력 2007.10.11 (22:29) 수정 2007.10.11 (22: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외환위기는 수많은 기업을 도산시키고 실직자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때 그 기업과 직장인들은 지난 10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임승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은행원인 이응준 씨,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10년 전 외환위기 때 자신이 만든 이른바 '눈물의 비디오'가 떠오릅니다.

이 비디오에는 당시 은행 직원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녹취> 제일은행 퇴직 직원: "똘똘 뭉쳐서 좋은 은행으로 다시 살렸으면 하는, 여러분한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씨는 아직도 비디오에 나온 동료 직원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응준('눈물의 비디오' 촬영자): "그 당시 사람들의 눈빛은 절망적이었고 두려웠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런 사람들의 눈빛이었죠."

외환위기 당시 다니던 은행을 떠난 장순애 씨도 그런 고통을 겪은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험설계사로 자리를 옮긴 장 씨는 보험왕을 차지할 정도로 전직에 성공했지만 설계사 일을 시작할 때의 어려움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장순애(대한생명 재무설계사): "금방 다 받아줄 줄 잘았어요. 그리고 은행원 출신이기 때문에 정말 잘 해줄 줄 알았더니 사실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해체된 재벌그룹 소속 계열사들도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살길을 찾아나섰습니다.

주식회사 대우는 그룹 해체 이후 해외사업장 70여 곳을 줄이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강영원(당시 (주)대우 상무·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직원들이 다 감내해 주셨어요. 특히 가족들이 다 감내해 주셨기 때문에 어려웠던 시기들을 잘 건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후 주식회사는 대우는 현재 대우인터내셔널로 이름도 바꾸고 지난해 순이익 천120억 원의 우량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97년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라진 재벌그룹만 30개, 금융기관도 6백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당시 실업자만 최고 2백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제 10년, 당시 일자리를 잃었던 사람 가운데는 새 직장을 찾아 다시 일어선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실직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혹독했던 구조조정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그 때 그 아픔’
    • 입력 2007-10-11 21:20:42
    • 수정2007-10-11 22:47:53
    뉴스 9
<앵커 멘트> 외환위기는 수많은 기업을 도산시키고 실직자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때 그 기업과 직장인들은 지난 10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임승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은행원인 이응준 씨,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10년 전 외환위기 때 자신이 만든 이른바 '눈물의 비디오'가 떠오릅니다. 이 비디오에는 당시 은행 직원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녹취> 제일은행 퇴직 직원: "똘똘 뭉쳐서 좋은 은행으로 다시 살렸으면 하는, 여러분한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씨는 아직도 비디오에 나온 동료 직원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응준('눈물의 비디오' 촬영자): "그 당시 사람들의 눈빛은 절망적이었고 두려웠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런 사람들의 눈빛이었죠." 외환위기 당시 다니던 은행을 떠난 장순애 씨도 그런 고통을 겪은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험설계사로 자리를 옮긴 장 씨는 보험왕을 차지할 정도로 전직에 성공했지만 설계사 일을 시작할 때의 어려움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장순애(대한생명 재무설계사): "금방 다 받아줄 줄 잘았어요. 그리고 은행원 출신이기 때문에 정말 잘 해줄 줄 알았더니 사실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해체된 재벌그룹 소속 계열사들도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살길을 찾아나섰습니다. 주식회사 대우는 그룹 해체 이후 해외사업장 70여 곳을 줄이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강영원(당시 (주)대우 상무·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직원들이 다 감내해 주셨어요. 특히 가족들이 다 감내해 주셨기 때문에 어려웠던 시기들을 잘 건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후 주식회사는 대우는 현재 대우인터내셔널로 이름도 바꾸고 지난해 순이익 천120억 원의 우량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97년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라진 재벌그룹만 30개, 금융기관도 6백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당시 실업자만 최고 2백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제 10년, 당시 일자리를 잃었던 사람 가운데는 새 직장을 찾아 다시 일어선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실직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혹독했던 구조조정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