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빅뱅…미완의 개혁

입력 2007.10.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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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우리 경제의 모습을 짚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네번째순서로 금융권을 살려봅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결과 우리 금융권은 몸집 부풀리기에선 성공을 거뒀지만 과연 그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추었는지에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여전합니다.

박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20년째 은행에서 일하는 양정순 팀장이 출근 직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미국의 주가와 금리 동향을 점검하는 일입니다.

고객을 상담하는 동안에도 모니터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내 금융 시장의 움직임을 살핍니다.

외환위기 이전에 단순했던 창구 업무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인터뷰>양정순(국민은행 VIP팀장): "은행 고유의 상품만 파는 게 아니고 지금은 펀드나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고."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의 가장 큰 변화는 사실상 종합금융백화점으로 바뀐 것, 예금과 대출은 물론 펀드와 보험 상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위기로 은행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결괍니다.

10년 전 33개였던 은행은 현재 18개로 줄었습니다.

2천개가 넘었던 비은행 금융기관은 절반 정도만 살아 남았습니다.

그 결과 국민, 우리, 신한은행과 농협 등 4곳이 세계 백 대 은행에 진입하는 등 대형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은행들의 수익성도 적자를 벗어나 당기순이익이 9조 원을 넘을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인터뷰>함준호(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금융구조조정의 1차적인 효과로 인해서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이 커지고 그래서 어떤 규모의 경제를 누린 측면이 크거든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주식시장, 시가총액만 10년 새 18배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은행권은 물론 증권업계에서도 선진국 투자은행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금융기관은 아직 없습니다.

결국 168조 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낸 금융산업이 몸집만 불렸을 뿐 그에 걸 맞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최성섭(경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일부 우리가 외형적이고 양적인 성장은 이뤄냈지만 아직 외국의 선진은행들과 경쟁하기에는 국제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외환위기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금융개혁, 오는 2009년에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은 개혁 완성을 위한 또한번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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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빅뱅…미완의 개혁
    • 입력 2007-10-13 21: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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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우리 경제의 모습을 짚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네번째순서로 금융권을 살려봅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결과 우리 금융권은 몸집 부풀리기에선 성공을 거뒀지만 과연 그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추었는지에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여전합니다. 박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20년째 은행에서 일하는 양정순 팀장이 출근 직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미국의 주가와 금리 동향을 점검하는 일입니다. 고객을 상담하는 동안에도 모니터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내 금융 시장의 움직임을 살핍니다. 외환위기 이전에 단순했던 창구 업무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인터뷰>양정순(국민은행 VIP팀장): "은행 고유의 상품만 파는 게 아니고 지금은 펀드나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고."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의 가장 큰 변화는 사실상 종합금융백화점으로 바뀐 것, 예금과 대출은 물론 펀드와 보험 상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위기로 은행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결괍니다. 10년 전 33개였던 은행은 현재 18개로 줄었습니다. 2천개가 넘었던 비은행 금융기관은 절반 정도만 살아 남았습니다. 그 결과 국민, 우리, 신한은행과 농협 등 4곳이 세계 백 대 은행에 진입하는 등 대형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은행들의 수익성도 적자를 벗어나 당기순이익이 9조 원을 넘을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인터뷰>함준호(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금융구조조정의 1차적인 효과로 인해서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이 커지고 그래서 어떤 규모의 경제를 누린 측면이 크거든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주식시장, 시가총액만 10년 새 18배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은행권은 물론 증권업계에서도 선진국 투자은행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금융기관은 아직 없습니다. 결국 168조 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낸 금융산업이 몸집만 불렸을 뿐 그에 걸 맞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최성섭(경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일부 우리가 외형적이고 양적인 성장은 이뤄냈지만 아직 외국의 선진은행들과 경쟁하기에는 국제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외환위기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금융개혁, 오는 2009년에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은 개혁 완성을 위한 또한번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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