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소득 불평등 확대

입력 2007.10.14 (22: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 줄어들고 있는 것, 바로 '양질의' 일자리죠.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워온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의 그늘도 그만큼 커져버린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박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철도공사의 기간제 노동자인 인재현 씨의 한 달 임금은 90만 원 가량.

여기에서 공적보험을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80만 원에 불과합니다.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도 어렵고 그저 먹고살기가 벅찬 형편입니다.

<인터뷰> 인재현(철도공사 기간제노동자): "쌀 사고요, 그리고 전기요금 내고 가스요금 내고 수도요금 내고,그리고 제가 조금 용돈 쓰는 거,친구들 만나서 술 한잔 먹기도 부담스러운 거죠."

이처럼 일을 하면서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이른바 노동빈곤층, 80% 이상이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특히 비정규직은 지난 3월 말 현재 577만 명으로 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2001년에 비해 214만 명이 늘었습니다.

정부의 공식 통계로도 비정규직의 비중은 이미 전체 임금 노동자의 36%를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이택진(철도공사 기간제 노동자): "임금인상이나 비정규직법, 여타의 사회적인 조건, 분위기에서 정규직 전환할 수 있겠다는 기대 하나 갖고 저임금에 버티고 계시는 거죠. 대부분이"

그러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른바 정규직 이행률은 13.8%, 서유럽 15개 나라 평균인 3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은 물론 소득의 불평등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최근 사내하청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코스콤.

간접 고용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전용철(코스콤 사내하청 노동자):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1/4까지 차이나고요. 정규직에 비교되는 임금도 복리후행을 뺀 순수하게 저들이 받는 급여에 대한 비교였을 때 그렇거든요."

실제로 소득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 1997년까지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지만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나빠져 지난해는 1980년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도시 노동자 상위 20%와 하위 20% 사이의 소득 격차도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이병희(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과거와 비해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배분되지 않는데,일자리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고 비정규직이나 영세 자영업자 등의 소득이 개선되지 않아서 불평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이제 10년, 고용 안전망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KBS 뉴스 박정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노동시장 소득 불평등 확대
    • 입력 2007-10-14 21:16:26
    뉴스 9
<앵커 멘트>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 줄어들고 있는 것, 바로 '양질의' 일자리죠.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워온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의 그늘도 그만큼 커져버린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박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철도공사의 기간제 노동자인 인재현 씨의 한 달 임금은 90만 원 가량. 여기에서 공적보험을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80만 원에 불과합니다.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도 어렵고 그저 먹고살기가 벅찬 형편입니다. <인터뷰> 인재현(철도공사 기간제노동자): "쌀 사고요, 그리고 전기요금 내고 가스요금 내고 수도요금 내고,그리고 제가 조금 용돈 쓰는 거,친구들 만나서 술 한잔 먹기도 부담스러운 거죠." 이처럼 일을 하면서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이른바 노동빈곤층, 80% 이상이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특히 비정규직은 지난 3월 말 현재 577만 명으로 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2001년에 비해 214만 명이 늘었습니다. 정부의 공식 통계로도 비정규직의 비중은 이미 전체 임금 노동자의 36%를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이택진(철도공사 기간제 노동자): "임금인상이나 비정규직법, 여타의 사회적인 조건, 분위기에서 정규직 전환할 수 있겠다는 기대 하나 갖고 저임금에 버티고 계시는 거죠. 대부분이" 그러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른바 정규직 이행률은 13.8%, 서유럽 15개 나라 평균인 3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은 물론 소득의 불평등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최근 사내하청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코스콤. 간접 고용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전용철(코스콤 사내하청 노동자):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1/4까지 차이나고요. 정규직에 비교되는 임금도 복리후행을 뺀 순수하게 저들이 받는 급여에 대한 비교였을 때 그렇거든요." 실제로 소득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 1997년까지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지만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나빠져 지난해는 1980년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도시 노동자 상위 20%와 하위 20% 사이의 소득 격차도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이병희(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과거와 비해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배분되지 않는데,일자리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고 비정규직이나 영세 자영업자 등의 소득이 개선되지 않아서 불평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이제 10년, 고용 안전망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KBS 뉴스 박정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