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포 특권’ 벽 낮추는 게 현실적 대안

입력 2014.10.13 (21:26) 수정 2014.10.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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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유롭고 독립적인 국회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이른바 '불체포 특권'입니다.

4백여 년 전, 영국 국왕의 전횡으로부터 의회 자주권을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진게 시초인데요.

우리도 제헌 헌법부터 불체포 특권을 보장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비리 연루된 정치인들의 처벌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최근 불체포 특권을 주요 혁신 과제로 꼽고 있는데 어떻게 바꿔야 할지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미국 민주당의 트라피칸트 의원.

의원직 박탈 여부를 묻는 투표를 앞두고 무죄를 호소합니다.

<녹취> 트라피칸트(미 하원의원/2002년 7월) : "다음에는 당신이 교도소를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명 표결 결과는 420 대 1의 압도적인 찬성.

불체포 특권은 의원 개인 비리를 감싸주기 위한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경우 '제 식구 감싸기', '방탄국회'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9대까지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 56건 가운데 3분의 2, 37건이 부결되거나 처리 시한을 넘겨 자동 폐기됐습니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나, 미표결시 자동 가결 처리하는 등의 제도 개선안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문수(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 "그런 데(불체포 특권)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도 자체가 아닌 이를 오.남용하려는 특권 의식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정상현(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 "비리 국회의원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을 스스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

결국 정당한 의정 활동은 보장하되, 비리와 불법까지 보호하지 않도록 불체포 특권의 벽을 낮추는게 현실적 대안이라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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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체포 특권’ 벽 낮추는 게 현실적 대안
    • 입력 2014-10-13 21:28:50
    • 수정2014-10-13 22: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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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유롭고 독립적인 국회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이른바 '불체포 특권'입니다.

4백여 년 전, 영국 국왕의 전횡으로부터 의회 자주권을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진게 시초인데요.

우리도 제헌 헌법부터 불체포 특권을 보장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비리 연루된 정치인들의 처벌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최근 불체포 특권을 주요 혁신 과제로 꼽고 있는데 어떻게 바꿔야 할지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미국 민주당의 트라피칸트 의원.

의원직 박탈 여부를 묻는 투표를 앞두고 무죄를 호소합니다.

<녹취> 트라피칸트(미 하원의원/2002년 7월) : "다음에는 당신이 교도소를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명 표결 결과는 420 대 1의 압도적인 찬성.

불체포 특권은 의원 개인 비리를 감싸주기 위한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경우 '제 식구 감싸기', '방탄국회'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9대까지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 56건 가운데 3분의 2, 37건이 부결되거나 처리 시한을 넘겨 자동 폐기됐습니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나, 미표결시 자동 가결 처리하는 등의 제도 개선안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문수(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 "그런 데(불체포 특권)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도 자체가 아닌 이를 오.남용하려는 특권 의식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정상현(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 "비리 국회의원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을 스스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

결국 정당한 의정 활동은 보장하되, 비리와 불법까지 보호하지 않도록 불체포 특권의 벽을 낮추는게 현실적 대안이라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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