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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
입력 2021.08.10 (10:09) 수정 2021.08.12 (15:06) 취재후
>> 글 싣는 순서
1.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
2.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는 ‘외부 시선’

■ 3개 중 2개는 '꽝'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주 원인인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목표가 바로 '탄소중립'입니다.

탄소중립
=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온실가스 흡수량'=0(제로)가 되는 상태. 넷제로(Net-Zero)라고도 함.

정부는 지난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고, 올해 5월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처음으로 구체적인 정부안(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을 발표했습니다.

30년 후 미래 모습에 대한 시나리오는 모두 3개가 제시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개 시나리오 중 2개가 '2050년 탄소 순 배출량 0(제로)'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연관기사]
2050년까지 '탄소' 어떻게 줄이나? (2021.8.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9859
“3개 중 2개 안은 탄소중립 불가능”…의미와 한계는? (2021.8.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9861

정부의 '실패 시나리오', 이유는?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이번 시나리오를 만든 위원들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첫 회의는 5월 29일에 열렸습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시나리오가 발표됐습니다. 화력발전소부터 1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탄소를 배출하는 일상 속 모든 분야를 검토하고 계획을 세우기엔 두 달이란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위원들은 기초 자료를 주는 정부 측 전문가그룹(기술작업반)이 처음부터 '실패 시나리오' 2개를 들고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나마 위원들의 반발로 탄소중립(순 배출 제로) 목표를 이루는 시나리오가 나중에 추가됐다고도 했습니다.

탄소중립위 위원 A
"(처음에)'이럴거면 정부가 다 하지 왜 위원회를 만들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위원회 위원)들을 들러리 세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탄소중립위 위원 B
"시간이 정말 부족했어요. 저희는 쫓기듯 작업했어요. 탄소중립위원회가 원래 올해 초에 만들어지기로 했었는데 6개월 미뤄졌고, (출범 이후) 두 달 작업한거죠."



■ 똑같은 '산업'부문 시나리오, 이유 있었다!

3개의 시나리오에서 3안 모두 똑같은 것이 있습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부문입니다. 3개 시나리오 모두 2050년 탄소 배출량이 5,310만 톤으로 같습니다. 다양한 미래상을 제시한다면서 산업은 하나의 전망만 있는 셈입니다.

이 역시 위원회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고치지 못했다는 게 위원들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탄소중립위 위원들이 주도해서 만든 '3안'에서도 산업 부문은 탄소를 내뿜는 LNG 발전소를 유지한다고 나옵니다.

산업단지에 있는 열병합 석탄 발전소를 LNG 발전소로 바꿔 사용하겠다는 산업계와 정부 의견이 반영돼 있습니다.

결국, '산업계 및 정부 부처'의 강한 입김 탓에 위원들이 제대로 된 의견을 내기 어려웠다는 게 탄소중립위 위원들의 말입니다.

탄소중립위 위원 C
"이 일을 하면서 '아직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준비와 속도 모두 늦었어요. 우린 (탄소중립 시나리오라는) 숙제를 제대로 못 했어요."

탄소중립위 위원 D
"기술작업반 (정부 측 전문가그룹)이 위원은 아니지만,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안을 밀어붙였어요. 탄소중립위 위원들은 의견을 내기 어려웠어요. 이야기해도 반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탄소중립위 위원 E
"산업구조 재편은 못 하고 기존 산업의 효율 개선과 기술적인 접근만 했어요. 자료가 너무 늦게 왔어요"

탄소중립위원회 업무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끝이 아닙니다. 2050년 탄소중립을 가기 위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발표도 남아있습니다.

위원회는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입니다. 20일 남았습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처럼 촉박한 일정, 정부와 업계의 강한 반발 등으로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결론이 나오는 건 아닌지 탄소중립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탄소중립 불가능'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취재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
    • 입력 2021-08-10 10:09:36
    • 수정2021-08-12 15:06:10
    취재후
<strong>&gt;&gt; 글 싣는 순서</strong><br /><strong><span style="color: rgb(184, 49, 47);">1.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strong><br />2.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는 ‘외부 시선’

■ 3개 중 2개는 '꽝'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주 원인인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목표가 바로 '탄소중립'입니다.

탄소중립
=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온실가스 흡수량'=0(제로)가 되는 상태. 넷제로(Net-Zero)라고도 함.

정부는 지난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고, 올해 5월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처음으로 구체적인 정부안(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을 발표했습니다.

30년 후 미래 모습에 대한 시나리오는 모두 3개가 제시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개 시나리오 중 2개가 '2050년 탄소 순 배출량 0(제로)'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연관기사]
2050년까지 '탄소' 어떻게 줄이나? (2021.8.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9859
“3개 중 2개 안은 탄소중립 불가능”…의미와 한계는? (2021.8.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9861

정부의 '실패 시나리오', 이유는?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이번 시나리오를 만든 위원들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첫 회의는 5월 29일에 열렸습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시나리오가 발표됐습니다. 화력발전소부터 1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탄소를 배출하는 일상 속 모든 분야를 검토하고 계획을 세우기엔 두 달이란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위원들은 기초 자료를 주는 정부 측 전문가그룹(기술작업반)이 처음부터 '실패 시나리오' 2개를 들고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나마 위원들의 반발로 탄소중립(순 배출 제로) 목표를 이루는 시나리오가 나중에 추가됐다고도 했습니다.

탄소중립위 위원 A
"(처음에)'이럴거면 정부가 다 하지 왜 위원회를 만들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위원회 위원)들을 들러리 세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탄소중립위 위원 B
"시간이 정말 부족했어요. 저희는 쫓기듯 작업했어요. 탄소중립위원회가 원래 올해 초에 만들어지기로 했었는데 6개월 미뤄졌고, (출범 이후) 두 달 작업한거죠."



■ 똑같은 '산업'부문 시나리오, 이유 있었다!

3개의 시나리오에서 3안 모두 똑같은 것이 있습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부문입니다. 3개 시나리오 모두 2050년 탄소 배출량이 5,310만 톤으로 같습니다. 다양한 미래상을 제시한다면서 산업은 하나의 전망만 있는 셈입니다.

이 역시 위원회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고치지 못했다는 게 위원들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탄소중립위 위원들이 주도해서 만든 '3안'에서도 산업 부문은 탄소를 내뿜는 LNG 발전소를 유지한다고 나옵니다.

산업단지에 있는 열병합 석탄 발전소를 LNG 발전소로 바꿔 사용하겠다는 산업계와 정부 의견이 반영돼 있습니다.

결국, '산업계 및 정부 부처'의 강한 입김 탓에 위원들이 제대로 된 의견을 내기 어려웠다는 게 탄소중립위 위원들의 말입니다.

탄소중립위 위원 C
"이 일을 하면서 '아직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준비와 속도 모두 늦었어요. 우린 (탄소중립 시나리오라는) 숙제를 제대로 못 했어요."

탄소중립위 위원 D
"기술작업반 (정부 측 전문가그룹)이 위원은 아니지만,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안을 밀어붙였어요. 탄소중립위 위원들은 의견을 내기 어려웠어요. 이야기해도 반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탄소중립위 위원 E
"산업구조 재편은 못 하고 기존 산업의 효율 개선과 기술적인 접근만 했어요. 자료가 너무 늦게 왔어요"

탄소중립위원회 업무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끝이 아닙니다. 2050년 탄소중립을 가기 위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발표도 남아있습니다.

위원회는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입니다. 20일 남았습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처럼 촉박한 일정, 정부와 업계의 강한 반발 등으로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결론이 나오는 건 아닌지 탄소중립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탄소중립 불가능'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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