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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적극적인 행동 원해요”
입력 2021.08.11 (12:22) 수정 2021.08.24 (14:26) 취재후·사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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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
2.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적극적인 모습 원해요"

'탄소중립이 아닌 걸 '탄소중립 시나리오'라고 발표한 건 황당하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한 직후,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었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3개의 시나리오 가운데 2개가 탄소 감축 노력을 하더라도 2050년에 탄소를 1,870~2,540만 톤을 순 배출한다고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막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대기 중 이산화탄소(온실가스)가 더 이상 늘지 않는 '탄소중립(순 배출 제로)' 상태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이 돼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연관기사] 우리나라 첫 ‘탄소중립 계획’ 나왔다…3개 시나리오 제시 (2021.8.5)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9461

■ '석탄발전소'는 적신호

특히, 신규 석탄발전소는 2050년까지 그대로 유지한다는 시나리오에 대해서 비판이 많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으로 석탄발전소 퇴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적법하게 건설됐으니 폐쇄시키지 못한다는 탄소중립위의 입장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겁니다. 또한, 석탄발전소에 대한 규제도 많아지고 경제성은 떨어지는 전 세계적 흐름과도 역행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윤세종 / '기후솔루션' 변호사
"석탄은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고, 재생에너지 등 대안도 있습니다. 또 대기오염 등 다른 부작용도 있어 가장 먼저 빼야합니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석탄발전소를 놔두고 다른 걸 하는 건 순서가 안 맞는 거죠."

“석탄발전소를 계속 붙잡고 있는 건 적신호입니다. 해외에선 석탄발전을 한다는 것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에 ABC도 모른다.'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 탄소 감축 신기술, 문제는 '돈!'

신규 석탄발전소뿐만 아니라 산업계 탄소 배출에 대한 미래 전망도 하나밖에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정부와 산업계의 입김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미래 신기술이 많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CCUS입니다. CCUS는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해 땅 속에 묻거나 다른 물질로 바꿔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탄소 배출을 많이 줄이지 못하면, 새 기술로 탄소를 많이 흡수하자는 겁니다.

국내에도 탄소를 포집하는 단계까지는 다가갔습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석탄발전소 굴뚝 위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있습니다.

보령 화력 CO2 포집플랜트(왼쪽), 하동 화력 CO2 포집플랜트 (오른쪽).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제공보령 화력 CO2 포집플랜트(왼쪽), 하동 화력 CO2 포집플랜트 (오른쪽).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제공


문제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충남 보령과 경남 하동에서 각각 7만 톤 이산화탄소 포집을 하는데 400억 원이 들었습니다. 1만 톤에 57억 원꼴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포집한 탄소를 아직 땅 속에 묻는 적은 없습니다.

여기서 비교해 봐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경제성'입니다.

한국거래소의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현재 탄소 1톤 가격은 약 2만 2천 원입니다. 1만 톤으로 계산해도 2억 2천만 원이 듭니다.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 모르지만, 현재 기업 입장에선 탄소를 포집하는 것보단 주식처럼 탄소 배출권을 사서 탄소를 처리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상용화와 경제성이 의심스러운 신기술에 과하게 기대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는 우려가 환경 시민단체 관계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권우현 /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
"CCUS 외에도 수소 터빈 등 신기술을 다 시나리오에 넣었는데, 이 중에 하나라도 기술 상용화나 기술 개발이 안 돼도 탄소중립에 실패하는 리스크(위험)가 발생하는 거거든요."


■ 더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환경·시민단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끝이 아닙니다. 2050년이 오기 전에 2030년까지 탄소를 얼마만큼 줄일지 결정해야 합니다.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일종의 중간고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 4월 '세계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미국은 50%, 일본은 46% 감축하겠다면서 새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정부는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7년 대비 24.4% 감축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탄소 감축량을 늘린 새 목표를 올해 말까지 유엔에 제출한다는 방침입니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장은 "NDC는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어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먼저 논의하는 건 조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당장 탄소 감축을 해야 하는 상황을 살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지석 /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탄소중립위는 기자회견에서 NDC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어서 말하기 어렵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위는 국회에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를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를 보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온실가스 배출을 7.6%를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해야 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누가 신경 쓰고 있나요? 2050년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온실가스 감축도 말해야 합니다."

최근 IPCC는 지구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10년 당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남은 시간이 더 줄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례 없는 산불과 홍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분명 기후 변화는 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그 피해도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더 분명하고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환경·기후 전문가들이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 [취재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적극적인 행동 원해요”
    • 입력 2021-08-11 12:22:25
    • 수정2021-08-24 14:26:41
    취재후·사건후
<strong>&gt;&gt;글 싣는 순서</strong><br /><br />1.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br /><span style="color: rgb(184, 49, 47);"><strong>2.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적극적인 모습 원해요"</strong><strong><br /></strong>

'탄소중립이 아닌 걸 '탄소중립 시나리오'라고 발표한 건 황당하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한 직후,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었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3개의 시나리오 가운데 2개가 탄소 감축 노력을 하더라도 2050년에 탄소를 1,870~2,540만 톤을 순 배출한다고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막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대기 중 이산화탄소(온실가스)가 더 이상 늘지 않는 '탄소중립(순 배출 제로)' 상태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이 돼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연관기사] 우리나라 첫 ‘탄소중립 계획’ 나왔다…3개 시나리오 제시 (2021.8.5)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9461

■ '석탄발전소'는 적신호

특히, 신규 석탄발전소는 2050년까지 그대로 유지한다는 시나리오에 대해서 비판이 많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으로 석탄발전소 퇴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적법하게 건설됐으니 폐쇄시키지 못한다는 탄소중립위의 입장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겁니다. 또한, 석탄발전소에 대한 규제도 많아지고 경제성은 떨어지는 전 세계적 흐름과도 역행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윤세종 / '기후솔루션' 변호사
"석탄은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고, 재생에너지 등 대안도 있습니다. 또 대기오염 등 다른 부작용도 있어 가장 먼저 빼야합니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석탄발전소를 놔두고 다른 걸 하는 건 순서가 안 맞는 거죠."

“석탄발전소를 계속 붙잡고 있는 건 적신호입니다. 해외에선 석탄발전을 한다는 것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에 ABC도 모른다.'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 탄소 감축 신기술, 문제는 '돈!'

신규 석탄발전소뿐만 아니라 산업계 탄소 배출에 대한 미래 전망도 하나밖에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정부와 산업계의 입김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미래 신기술이 많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CCUS입니다. CCUS는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해 땅 속에 묻거나 다른 물질로 바꿔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탄소 배출을 많이 줄이지 못하면, 새 기술로 탄소를 많이 흡수하자는 겁니다.

국내에도 탄소를 포집하는 단계까지는 다가갔습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석탄발전소 굴뚝 위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있습니다.

보령 화력 CO2 포집플랜트(왼쪽), 하동 화력 CO2 포집플랜트 (오른쪽).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제공보령 화력 CO2 포집플랜트(왼쪽), 하동 화력 CO2 포집플랜트 (오른쪽).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제공


문제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충남 보령과 경남 하동에서 각각 7만 톤 이산화탄소 포집을 하는데 400억 원이 들었습니다. 1만 톤에 57억 원꼴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포집한 탄소를 아직 땅 속에 묻는 적은 없습니다.

여기서 비교해 봐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경제성'입니다.

한국거래소의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현재 탄소 1톤 가격은 약 2만 2천 원입니다. 1만 톤으로 계산해도 2억 2천만 원이 듭니다.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 모르지만, 현재 기업 입장에선 탄소를 포집하는 것보단 주식처럼 탄소 배출권을 사서 탄소를 처리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상용화와 경제성이 의심스러운 신기술에 과하게 기대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는 우려가 환경 시민단체 관계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권우현 /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
"CCUS 외에도 수소 터빈 등 신기술을 다 시나리오에 넣었는데, 이 중에 하나라도 기술 상용화나 기술 개발이 안 돼도 탄소중립에 실패하는 리스크(위험)가 발생하는 거거든요."


■ 더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환경·시민단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끝이 아닙니다. 2050년이 오기 전에 2030년까지 탄소를 얼마만큼 줄일지 결정해야 합니다.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일종의 중간고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 4월 '세계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미국은 50%, 일본은 46% 감축하겠다면서 새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정부는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7년 대비 24.4% 감축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탄소 감축량을 늘린 새 목표를 올해 말까지 유엔에 제출한다는 방침입니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장은 "NDC는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어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먼저 논의하는 건 조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당장 탄소 감축을 해야 하는 상황을 살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지석 /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탄소중립위는 기자회견에서 NDC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어서 말하기 어렵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위는 국회에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를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를 보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온실가스 배출을 7.6%를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해야 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누가 신경 쓰고 있나요? 2050년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온실가스 감축도 말해야 합니다."

최근 IPCC는 지구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10년 당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남은 시간이 더 줄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례 없는 산불과 홍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분명 기후 변화는 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그 피해도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더 분명하고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환경·기후 전문가들이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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