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KBS 단독 ‘독도’ 수중탐사…독도 앞바다 점령한 ‘바다딸기’, 정체는?
입력 2021.09.06 (12:02) 수정 2021.09.24 (16:35) 취재K

바다에도 '딸기'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물론 먹을 수는 없습니다. 과일이 아니라 '산호'이기 때문인데요.

가까이서 보면 산딸기처럼 작고 둥그런 표면 위로 안개꽃 같은 촉수가 가득 달려있습니다. 이 모습이 마치 딸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바다딸기'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주로 수심 5m 이상 '온대 해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온대성 해양 생물로 분류됩니다.

독도 해역 암반에 자리 잡은 온대성 산호 ‘바다딸기’독도 해역 암반에 자리 잡은 온대성 산호 ‘바다딸기’

그런데 이 바다딸기가 대한민국 영토 동쪽 끝 '독도'에 출몰하고 있습니다. 독도 서도 인근 수심 21m 지점으로 내려가면, 바다딸기가 암반을 거의 뒤덮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바다딸기 서식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처음 관찰이 시작된 5년 전과 비교하면 면적이 15%나 급증했습니다. 독도 바다가 계속 따뜻해지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겁니다.

■독도 터줏대감 된 '자리돔'…희귀 아열대 어종도 방문

KBS는 지난달 27일부터 독도 주변 해양 생태계에 대한 수중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진이 독도 바다에 들어갔을 당시 수중 장비(다이빙 컴퓨터)에 기록된 독도의 표층 수온은 27도였습니다. 보통 다이버들은 이 정도면 "목욕탕이다"라고 말하는데요. 그정도로 따뜻하다는 얘기입니다. 바닷속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심 21m 지점에서도 22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당일 ‘다이빙 컴퓨터’에 기록된 독도 해역 수온취재 당일 ‘다이빙 컴퓨터’에 기록된 독도 해역 수온

이렇다 보니 따뜻해진 독도 바다에는 온대·아열대성 해양 생물의 출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주 특산물이었던 아열대 어종 '자리돔'은 어느새 독도의 터줏대감이 됐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개체 수도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용치놀래기, 능성어, 범돔, 말쥐치 등 난류성 어종들도 이제는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해양환경공단이 독도 주변에서 관찰된 어류를 분석한 결과, 난류성 어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6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 전 45%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추세가 무척이나 가파릅니다.

지난 4월 발견된 비늘베도라치 미기록종. 이후 ‘동해비늘베도라치’라는 이름을 받았다. (사진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지난 4월 발견된 비늘베도라치 미기록종. 이후 ‘동해비늘베도라치’라는 이름을 받았다. (사진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주목할 점은 그동안 독도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난류성 어종이 새롭게 포착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4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한국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비늘베도라치 종이 독도 해역에서 발견됐습니다. 비늘베도라치는 일본이나 대만 해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희귀어종 '부채꼬리실고기'가 포착됐습니다. 그동안 제주도나 남해안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독도 해역에선 처음입니다.

어류뿐만 아니라 '해조류'의 생태계도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찬물을 선호하는 대황은 조금씩 면적이 감소하고 있고, 대신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감태가 확장하고 있습니다. 두 해조류의 생존 경쟁 사이에서 온대성 '산호' 역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독도 주변 바다를 조사해 온 김사흥 해양생물다양성연구소 박사는 "독도 해역의 수온이 따뜻해지니까 공간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종들이 생식을 더 많이 하고 자리를 잘 차지하고 있다"면서 "10년 전과 비교하면 온대성 어종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독도 주변 암반에 서식 중인 해조류와 자리돔.독도 주변 암반에 서식 중인 해조류와 자리돔.

■ 뜨거워지는 바다, 위기의 '해양 생태계'

독도 해역만 유독 따뜻해진 건 아닙니다. 최근 50년(1968~2018년) 동안 우리 바다의 수온은 약 1.23℃ 상승했습니다. 동해의 경우 1.43℃ 증가해 수온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 수온이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수온이 1도 올라가는 건 육상에서 5도 이상 기온이 변화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30도 정도 하던 한 여름 평균 기온이 이제는 매년 35도 쯤 된다는 얘기입니다. 해양 생물들에게는 엄청난 환경 변화가 생긴 셈입니다.

점점 더 따뜻해지는 우리 바다. 그리고 그 바닷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변화'를 KBS가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취재해 왔습니다. 취재 결과는 오늘(6일)과 내일 KBS 뉴스9에서 시청자 여러분께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취재기자 : 박영민 / 촬영기자 : 홍성백]
  • KBS 단독 ‘독도’ 수중탐사…독도 앞바다 점령한 ‘바다딸기’, 정체는?
    • 입력 2021-09-06 12:02:16
    • 수정2021-09-24 16:35:11
    취재K

바다에도 '딸기'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물론 먹을 수는 없습니다. 과일이 아니라 '산호'이기 때문인데요.

가까이서 보면 산딸기처럼 작고 둥그런 표면 위로 안개꽃 같은 촉수가 가득 달려있습니다. 이 모습이 마치 딸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바다딸기'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주로 수심 5m 이상 '온대 해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온대성 해양 생물로 분류됩니다.

독도 해역 암반에 자리 잡은 온대성 산호 ‘바다딸기’독도 해역 암반에 자리 잡은 온대성 산호 ‘바다딸기’

그런데 이 바다딸기가 대한민국 영토 동쪽 끝 '독도'에 출몰하고 있습니다. 독도 서도 인근 수심 21m 지점으로 내려가면, 바다딸기가 암반을 거의 뒤덮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바다딸기 서식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처음 관찰이 시작된 5년 전과 비교하면 면적이 15%나 급증했습니다. 독도 바다가 계속 따뜻해지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겁니다.

■독도 터줏대감 된 '자리돔'…희귀 아열대 어종도 방문

KBS는 지난달 27일부터 독도 주변 해양 생태계에 대한 수중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진이 독도 바다에 들어갔을 당시 수중 장비(다이빙 컴퓨터)에 기록된 독도의 표층 수온은 27도였습니다. 보통 다이버들은 이 정도면 "목욕탕이다"라고 말하는데요. 그정도로 따뜻하다는 얘기입니다. 바닷속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심 21m 지점에서도 22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당일 ‘다이빙 컴퓨터’에 기록된 독도 해역 수온취재 당일 ‘다이빙 컴퓨터’에 기록된 독도 해역 수온

이렇다 보니 따뜻해진 독도 바다에는 온대·아열대성 해양 생물의 출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주 특산물이었던 아열대 어종 '자리돔'은 어느새 독도의 터줏대감이 됐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개체 수도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용치놀래기, 능성어, 범돔, 말쥐치 등 난류성 어종들도 이제는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해양환경공단이 독도 주변에서 관찰된 어류를 분석한 결과, 난류성 어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6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 전 45%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추세가 무척이나 가파릅니다.

지난 4월 발견된 비늘베도라치 미기록종. 이후 ‘동해비늘베도라치’라는 이름을 받았다. (사진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지난 4월 발견된 비늘베도라치 미기록종. 이후 ‘동해비늘베도라치’라는 이름을 받았다. (사진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주목할 점은 그동안 독도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난류성 어종이 새롭게 포착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4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한국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비늘베도라치 종이 독도 해역에서 발견됐습니다. 비늘베도라치는 일본이나 대만 해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희귀어종 '부채꼬리실고기'가 포착됐습니다. 그동안 제주도나 남해안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독도 해역에선 처음입니다.

어류뿐만 아니라 '해조류'의 생태계도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찬물을 선호하는 대황은 조금씩 면적이 감소하고 있고, 대신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감태가 확장하고 있습니다. 두 해조류의 생존 경쟁 사이에서 온대성 '산호' 역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독도 주변 바다를 조사해 온 김사흥 해양생물다양성연구소 박사는 "독도 해역의 수온이 따뜻해지니까 공간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종들이 생식을 더 많이 하고 자리를 잘 차지하고 있다"면서 "10년 전과 비교하면 온대성 어종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독도 주변 암반에 서식 중인 해조류와 자리돔.독도 주변 암반에 서식 중인 해조류와 자리돔.

■ 뜨거워지는 바다, 위기의 '해양 생태계'

독도 해역만 유독 따뜻해진 건 아닙니다. 최근 50년(1968~2018년) 동안 우리 바다의 수온은 약 1.23℃ 상승했습니다. 동해의 경우 1.43℃ 증가해 수온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 수온이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수온이 1도 올라가는 건 육상에서 5도 이상 기온이 변화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30도 정도 하던 한 여름 평균 기온이 이제는 매년 35도 쯤 된다는 얘기입니다. 해양 생물들에게는 엄청난 환경 변화가 생긴 셈입니다.

점점 더 따뜻해지는 우리 바다. 그리고 그 바닷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변화'를 KBS가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취재해 왔습니다. 취재 결과는 오늘(6일)과 내일 KBS 뉴스9에서 시청자 여러분께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취재기자 : 박영민 / 촬영기자 : 홍성백]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