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⑩ 센텀시티의 교훈…첨단기업 ‘미미’·아파트숲 ‘변질’

KBS가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있는 센텀2지구 조성 사업 뉴스, 이번에는 기존 해운대 센텀시티의 교훈을 통해 센텀2지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1990년대 수영비행장 모습

1990년대 수영비행장 117만 8천 ㎡의 땅을 개발한 게 바로 지금의 센텀시티 산업단지다. 당초 개발 목적은 지식정보통신과 방송·영상, 국제 비즈니스, 문화 등을 갖춘 미래형 첨단산업단지 조성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센텀시티 내에 지식산업센터 17개, 공장건물 14개가 들어섰지만 첨단산업단지라고 말하기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원하는 기업이 오지 않자 다급해진 부산시는 토지이용계획을 바꾸고 또 바꿔 건설사에 팔아 넘겼다. 그 결과 산업시설은 줄어들고 주거와 상업시설만 늘어났다. 비슷한 목적을 내세워 도시 첨단산업단지로 추진 중인 센텀2지구, 과연 이번엔 다를까? KBS부산 심층취재팀은 센텀시티 실패의 교훈을 취재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현재 센텀시

지금의 해운대 센텀시티. 수영강변을 따라 최고 51층, 고층 아파트 20개 동이 가득 들어섰다. 벡스코 주변에도 최고 51층의 주상복합, 44층짜리 오피스텔이 우뚝 솟았다. 이렇게 센텀시티에는 주거용 고층 건물 36개 동, 7천 7백 4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화려한 주거·상업단지로
잘 알려진 센텀시티. 이 곳이 본래 산업단지로 개발됐다는 사실은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시민 공상은(부산시 중구) 씨는 센텀시티에 대해 "잘 살고 부유한, 그런 부촌 동네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경희(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센텀시티에 큰 백화점이 두 개나 있고, 쇼핑하기 좋고, 문화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주말에는 아이들과 자주 온다"고 말했다.

센텀시티 토지이용계획(상업·업무시설용지) 변경

왜 이렇게 됐을까? 이유는 '토지이용계획'의 잦은 변경 그리고 이를 제재할 관련 법 부재 때문이었다. 센텀시티 분양이 잘 되질 않자, 부산시는 2006년 4월부터 1년여 동안 4차례 용도변경을 했다. 그동안 상업·업무시설용지가 13.5%에서 19.3%로 증가했다. 고층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이 들어설 길을 열어준 것이다.

산업시설용지가 전체의 17.9%에 불과한 센텀시티

그러나 산업시설용지는 부족했다. 만약 관련 법이 개정된 2007년 10월 이후였다면 산업시설용지를 40% 이상 넣어야 했지만, 당시는 법 적용을 받기 전이라 산업시설용지는 21만 ㎡, 전체의 17.9%에 불과했다. 분양이 어려운 산업용지를 굳이 더 넣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이훈전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센텀시티는 여러 차례 용도변경이 일어났고, 당초 산단 목적에 맞는 업체들이 들어오지 않았고,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전락해버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해운대 장산에서 바라본 센텀2지구 첨단산업단지 예정지

그렇다면 센텀2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부산시는 개정된 법을 적용해 "분양 면적의 40% 이상을 산업용지로 배정하기로 계획했다"며, "센텀시티와는 다를 것이다, 이번엔 믿어달라"고 말했다. 부산시 산업입지과 관계자는 "센텀2지구는 센텀시티의 약점을 즉, 산업용지 부족 같은 걸 충분히 보완하고 주거지 땅 장사 오해가 없도록 계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텀시티의 화려한 겉모습. 알고 보면 부산시의 철학과 의지의 부재가 낳은 기형물일 뿐이다. 이번 역시, 철저한 준비 없이 시간에 쫓겨, 또 성과를 내기 위해 '일단 짓고 보자'는 전략이라면, 센텀2지구에서도 똑같은 실패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자료조사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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