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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궁금] ‘쥐꼬리 수익’ 개인연금, 깬다 vs 참는다
입력 2018.11.03 (08:03) 수정 2019.05.31 (16:01) 지식K
[전전궁금] ‘쥐꼬리 수익’ 개인연금, 깬다 vs 참는다
※'전전(錢錢)궁금'은 퍽퍽한 살림살이에 전전긍긍하는 당신의 지갑을 지켜드리는 연재물입니다.

회사원 박철호(49세)씨는 최근 한 은행에서 날아온 '신탁재산 운용보고서'을 읽고 어이가 없었다. 노후 대비와 소득공제 혜택을 위해 월 35만원씩 17년째 넣고 있는 연금신탁의 올 수익률이 1%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박씨는 "시중 금리는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 후반대라는데 어떻게 이 상품은 수익률이 이 모양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연금상품의 수익률이 한심한 지경이다. 연금저축계좌는 은행의 연금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그리고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로 나뉜다. 연말에 받는 세액공제 혜택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 불입 중이다.

문제는 낮은 수익률이다. 특히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의 수익률이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중 2017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가 안되는 상품이 전체 36개 중 10개(28%)에 달한다. 나머지도 대부분이 1%대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왜 이렇게 수익률이 낮을까.

한 시중은행의 연금 담당자는 "연금형 신탁상품은 90% 이상을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데 시장 금리 자체가 낮아 운용을 아무리 잘해도 수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상품은 수익률은 낮지만 대신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고, 또 세제혜택을 감안하면 꽤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 연금저축에 주는 정부의 세제 혜택은 작지 않다.

연말에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16.5%의 공제율이 적용돼 66만원을 받는다. 5500만원을 초과해도 13.2%의 세액공제혜택을 받아 52만원을 돌려받는다.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 정산에서 직장인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효자다.

세금 혜택은 쏠쏠한데, 수익률은 '쥐꼬리'인 이 상품,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적금만도 못한 연금 붓고 있는 사람 6만명

개인연금의 실질 수익률, 즉 세금 효과를 감안한 수익률을 조사 한뒤, 개인연금의 대체재로 볼 수 있는 저축은행의 적금상품(세후 연 평균수익률 3.66%)과 비교해 보자.

금감원은 최근 국회 정무위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38개사의 54개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세제혜택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을 계산한 것이다. 그 결과 14개 상품이 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은 2001년 1월에 처음 판매한 연금저축상품을 대상으로 2001년에 40세 나이에 가입해 연금저축 납입기간은 17년, 연금수령기간은 10년, 연금 소득세 5.5%, 세액공제율 13.2%(연봉 5500만원 초과) 등을 조건으로 실시했다.

이 결과 2001년 판매를 시작한 연금저축 상품 중 4분의1 이 넘는 26%의 상품이 세제혜택을 감안해도 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은행권 신탁상품이 11개, 자산운용사 신탁상품이 3개가'못난이' 개인연금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저축은행 적금에도 미치지 못한 상품에 돈을 넣은 사람은 총 6만여명으로 적립금은 1조3353억원에 달한다. D은행 한 상품은 세후 수익률이 3.17%로 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에 비해 0.5%포인트나 저조한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 14개 상품의 세금 효과 반영 평균수익률은 3.17~3.65%다. 세액공제로 실질 수익률이 1% 포인트 가량 올라갔음을 감안하면 이들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지난 17년간 2% 초중반이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적금이 세전 4.19%, 세후 3.66%의 평균 수익률을 낸 것과 견주면 훨씬 낮은 수익이다.

이외에 다른 상품들도 세금 지원 효과로 슬쩍 가려 있을 뿐 운용 수익률은 형편 없기 짝이 없다.


수익률 한심해도 은행은 '짭짤'

고객은 답답해도 은행은 느긋하다. 수익이 아니라 신탁 자산의 일정 비율을 떼는 수수료(신탁보수율) 구조 때문이다. 현재 은행들은 상품의 수익률과 관계없이 해마다 원금의 1% 가량을 챙겨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깨는 게 맞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중도해지할 경우 그동안 받았던 세금 혜택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을 중간에 해지할 경우 그동안 세제혜택을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의 16.5%를 기타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

해지 대신 고려할 수 있는게 계좌이전이다. 예를 들어 은행의 신탁상품을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나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으로 갈아 탈수 있다. 계좌이전을 할 때는 기타소득세 등 별도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과거 수익률만 보면 계좌이전도 고려해 볼만하다. 금감원이 2001년 이후 판매한 54개 연금저축상품을 조사해보니 은행의 원금보장형 신탁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7%였다. 반면 연금저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1%나 됐다.


간편해진 계좌이동제

계좌이동절차도 간편해졌다. 과거에는 기존 금융회사와 갈아탈 금융회사를 모두 방문해야 했지만, 최근엔 가입하는 금융회사만 찾아가면 비교적 쉽게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연금저축펀드는 자산을 주로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높을 수 있지만 위험도도 커진다. 펀드 갈아타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지식과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려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더 번거로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100-나이' 공식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 비율은 주식형 상품으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위험성이 낮은 상품에 굴리라는 조언이다. 젊은 사람일 수록 공격적인 투자도 필요하지만, 연령이 올라가면 반대일 수 있다.

또 연금저축신탁이나 연금저축펀드는 자유납입 방식이라는 점도 알 필요가 있다. 사정에 따라 불입을 중단할 수는 있고, 중단했다가 다시 납부해도 불이익은 없다.
  • [전전궁금] ‘쥐꼬리 수익’ 개인연금, 깬다 vs 참는다
    • 입력 2018.11.03 (08:03)
    • 수정 2019.05.31 (16:01)
    지식K
[전전궁금] ‘쥐꼬리 수익’ 개인연금, 깬다 vs 참는다
※'전전(錢錢)궁금'은 퍽퍽한 살림살이에 전전긍긍하는 당신의 지갑을 지켜드리는 연재물입니다.

회사원 박철호(49세)씨는 최근 한 은행에서 날아온 '신탁재산 운용보고서'을 읽고 어이가 없었다. 노후 대비와 소득공제 혜택을 위해 월 35만원씩 17년째 넣고 있는 연금신탁의 올 수익률이 1%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박씨는 "시중 금리는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 후반대라는데 어떻게 이 상품은 수익률이 이 모양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연금상품의 수익률이 한심한 지경이다. 연금저축계좌는 은행의 연금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그리고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로 나뉜다. 연말에 받는 세액공제 혜택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 불입 중이다.

문제는 낮은 수익률이다. 특히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의 수익률이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중 2017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가 안되는 상품이 전체 36개 중 10개(28%)에 달한다. 나머지도 대부분이 1%대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왜 이렇게 수익률이 낮을까.

한 시중은행의 연금 담당자는 "연금형 신탁상품은 90% 이상을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데 시장 금리 자체가 낮아 운용을 아무리 잘해도 수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상품은 수익률은 낮지만 대신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고, 또 세제혜택을 감안하면 꽤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 연금저축에 주는 정부의 세제 혜택은 작지 않다.

연말에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16.5%의 공제율이 적용돼 66만원을 받는다. 5500만원을 초과해도 13.2%의 세액공제혜택을 받아 52만원을 돌려받는다.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 정산에서 직장인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효자다.

세금 혜택은 쏠쏠한데, 수익률은 '쥐꼬리'인 이 상품,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적금만도 못한 연금 붓고 있는 사람 6만명

개인연금의 실질 수익률, 즉 세금 효과를 감안한 수익률을 조사 한뒤, 개인연금의 대체재로 볼 수 있는 저축은행의 적금상품(세후 연 평균수익률 3.66%)과 비교해 보자.

금감원은 최근 국회 정무위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38개사의 54개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세제혜택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을 계산한 것이다. 그 결과 14개 상품이 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은 2001년 1월에 처음 판매한 연금저축상품을 대상으로 2001년에 40세 나이에 가입해 연금저축 납입기간은 17년, 연금수령기간은 10년, 연금 소득세 5.5%, 세액공제율 13.2%(연봉 5500만원 초과) 등을 조건으로 실시했다.

이 결과 2001년 판매를 시작한 연금저축 상품 중 4분의1 이 넘는 26%의 상품이 세제혜택을 감안해도 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은행권 신탁상품이 11개, 자산운용사 신탁상품이 3개가'못난이' 개인연금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저축은행 적금에도 미치지 못한 상품에 돈을 넣은 사람은 총 6만여명으로 적립금은 1조3353억원에 달한다. D은행 한 상품은 세후 수익률이 3.17%로 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에 비해 0.5%포인트나 저조한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 14개 상품의 세금 효과 반영 평균수익률은 3.17~3.65%다. 세액공제로 실질 수익률이 1% 포인트 가량 올라갔음을 감안하면 이들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지난 17년간 2% 초중반이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적금이 세전 4.19%, 세후 3.66%의 평균 수익률을 낸 것과 견주면 훨씬 낮은 수익이다.

이외에 다른 상품들도 세금 지원 효과로 슬쩍 가려 있을 뿐 운용 수익률은 형편 없기 짝이 없다.


수익률 한심해도 은행은 '짭짤'

고객은 답답해도 은행은 느긋하다. 수익이 아니라 신탁 자산의 일정 비율을 떼는 수수료(신탁보수율) 구조 때문이다. 현재 은행들은 상품의 수익률과 관계없이 해마다 원금의 1% 가량을 챙겨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깨는 게 맞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중도해지할 경우 그동안 받았던 세금 혜택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을 중간에 해지할 경우 그동안 세제혜택을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의 16.5%를 기타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

해지 대신 고려할 수 있는게 계좌이전이다. 예를 들어 은행의 신탁상품을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나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으로 갈아 탈수 있다. 계좌이전을 할 때는 기타소득세 등 별도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과거 수익률만 보면 계좌이전도 고려해 볼만하다. 금감원이 2001년 이후 판매한 54개 연금저축상품을 조사해보니 은행의 원금보장형 신탁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7%였다. 반면 연금저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1%나 됐다.


간편해진 계좌이동제

계좌이동절차도 간편해졌다. 과거에는 기존 금융회사와 갈아탈 금융회사를 모두 방문해야 했지만, 최근엔 가입하는 금융회사만 찾아가면 비교적 쉽게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연금저축펀드는 자산을 주로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높을 수 있지만 위험도도 커진다. 펀드 갈아타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지식과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려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더 번거로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100-나이' 공식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 비율은 주식형 상품으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위험성이 낮은 상품에 굴리라는 조언이다. 젊은 사람일 수록 공격적인 투자도 필요하지만, 연령이 올라가면 반대일 수 있다.

또 연금저축신탁이나 연금저축펀드는 자유납입 방식이라는 점도 알 필요가 있다. 사정에 따라 불입을 중단할 수는 있고, 중단했다가 다시 납부해도 불이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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