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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시간]⑰ ‘중단’과 ‘종료’ 사이에서 진실을 외치다 : 조국 첫 번째 공판
입력 2020.05.12 (07:00) 수정 2020.05.12 (07:02) 취재K
[법원의 시간]⑰ ‘중단’과 ‘종료’ 사이에서 진실을 외치다 : 조국 첫 번째 공판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조 전 장관 측이 '법원의 시간'을 강조한 지 다섯 달. 지난 8일, 조 전 장관이 처음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그동안 진행된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재판은 가족 비리 혐의와 관련된 것들이었는데요. 이번에 진행된 공판에선,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연루된 혐의에 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다시 말해 공무원 신분의 조 전 장관이 연루된 공판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이번에도 '법원의 시간'을 강조했는데요.

법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서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정에서도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은 치열하게 맞섰는데요. 이날 벌어진 조 전 장관의 반박, 어땠을까요?

'중단'과 '종료' 사이에서 진실을 외치다

조 전 장관은 가족 비리 혐의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두 사건 중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혐의에 대해 먼저 심리하기로 정했고, 그 결정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 전 부시장 감찰무마 혐의 사건의 핵심은 과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중단'된 것이냐, 아니면 '종료'된 것이냐에 있습니다.

검찰 측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며 부당하게 감찰을 '중단'했다는 입장입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알고도 직권을 남용해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더 감찰하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인 겁니다.

반대로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중단'이 아니라 감찰 '종료'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정수석으로서 사실관계에 기초해 최종 결정권을 행사했고, 그에 따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지시했다는 겁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중단된 것일까요? 아니면 종료된 것일까요?

"최종 보고서가 없다"

이번 공판의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이었습니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실무를 맡은 인물입니다. 조 전 장관이 관련 혐의로 기소되기 전부터 이번 사건의 핵심 키맨으로 지목돼 왔고, 검찰 수사 단계에서 조 전 장관 등이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 감찰 과정에서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를 상당 부분 포착하고도 이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 전 반장에 대한 신문은 역시 감찰 '중단'과 감찰 '종료'의 진실게임으로 흘러갔습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얼마나 확인했는지, 또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유 전 부시장의 비위가 이렇게 밝혀졌는데, 어떻게 감찰이 중단되고 수사 의뢰 등이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부터 파고들었습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포렌식 분석 결과에서 기억나는 부분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전 특감반장은 "골프장 무상으로 10여 회 이용한 것이 나왔고, 골프채 받은 것도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을 통해 실시한 문답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이 대가성 등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렌식과 문답 등을 통해 추정되는 금품 수수액이 1천만 원가량 추정됐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있었고, 계속 감찰할 여지가 있었다는 겁니다.

이 전 특감반장의 보고도 감찰이 부당하게 중단됐다는 것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 전 특감반장이 비위 내용과 포렌식 결과물, 유 전 부시장 문답 조사 내용,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요구로 작성된 중간 보고서 등 4번의 보고를 통해 감찰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도 감찰이 중단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유재수 전 부시장 관련 4차례 서면 보고를 했는데, 민정수석실에서 공식적 조치가 없었느냐"고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공식적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감찰이 종료되면 최종보고서가 작성되느냐"고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작성되지 않은 거 아니냐고 묻는 검찰의 질문엔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검찰은 보통 감찰이 종료되는 시점에 작성되는 최종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종료'가 아니라 '중단'된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이 전 특감반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도 추가 확인 예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병가 간 상황을 박형철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 보고하자 홀딩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홀딩을 결정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상부에서 내려온 '감찰 홀딩'지시에 특감반원들이 침울해 했고,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특감반에는 추가 감찰 의지가 있었지만, 상부의 지시로 더 진행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첩보 처리 과정과 관련된 구체적 규정이 없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특감반의 첩보 처리 절차와 이후 처리에 관한 명확하고도 구체적 규정이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논리를 펼쳐갔습니다. 특감반의 첩보 처리, 수사 의뢰, 타 기관 이첩 등에 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규정이 있어야 이에 어긋나게 중단시켰는지 판단할 수 있는데 그게 없다는 겁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첩보 처리 과정과 관련된 규정이 있는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변호인이 "특감반 첩보 처리 과정에서 첫 번째가 보고서 작성, 후에 데스크 전달, 두 번째가 데스크에 정보를 모아서 특감반장에 보고, 세 번째가 특감반장이 채택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결정, 네 번째가 채택 정보를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 다섯번째가 반부패비서관이 민정수석에게 보고가 맞느냐"고 이 전 특감반장에게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이러한 절차에 대해서도 구체적 규정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죠?"라고 추가 질문을 하자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첩보 보고서와 감찰결과 보고서의 공문 번호 부여 여부도 따져 물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첩보 보고서와 감찰 결과 보고서에 공문 번호가 부여되느냐"며 이 전 특감반장에게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그렇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특감반 감찰 이후 타 기관 이첩 여부 등에 관련된 구체적 규정이 없는 것도 변호인의 핵심 주장이었습니다.

변호인 측은 "타 기관 이첩의 경우 특감반원이 직접 전하기도 한다. 공문으로 안 하고 사람한테 직접 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이유는 잘 모르는데 그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특감반장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한 규정이 없고, 이첩 내역을 관리하는 대장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인 측은 이첩과 관련된 명문화된 구체적 내부 규정이 없으니 조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겁니다.

같은 조항 다른 해석

감찰 중단과 종료의 공방이 오갔던 법정. 사실 이번 사건을 풀 열쇠는 '대통령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7조 2항'에 숨어 있습니다. 특감반의 성격을 규정짓는 조항입니다.

제7조(특별감찰반) ① 대통령의 명을 받아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한 감찰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대통령실에 특별감찰반을 둔다.
1.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
2.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ㆍ단체 등의 장 및 임원
3.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
② 특별감찰반의 감찰업무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③ 특별감찰반은 반장과 반원으로 구성한다.
④ 반장은 대통령실 소속의 행정관으로 보하고, 반원은 감사원ㆍ검찰청ㆍ경찰청 소속 공무원, 그 밖에 감찰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 중에서 대통령실에 파견된 자로 하되, 파견공무원의 수는 15명 이내로 한다.


같은 조항이지만 검찰과 변호인은 해석을 달리했습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고 되어 있다며 수사 의뢰와 이첩마저도 특감반의 권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상사의 결재를 받는 행태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변호인 측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청와대 특감반은 오로지 비리 첩보 수집, 사실관계 확인만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감찰과 관련해 타 기관 이첩이나 수사 의뢰는 특감반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조 전 장관이 특감반 관계자에 대해 직권을 남용해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변호인 측은 특감반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명문화된 규정은 해당 조항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판부의 선택은?

'중단'이든 '종료'든 둘 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멈춰선'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재판은 이 '멈춰 섬'이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부당한 '중단'이었는지, 조 전 장관 측의 주장처럼 합당한 '종료'였는지를 두고 진실을 가려내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법정에서 펼쳐질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을 KBS 취재진이 끝까지 책임지고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원의 시간]⑰ ‘중단’과 ‘종료’ 사이에서 진실을 외치다 : 조국 첫 번째 공판
    • 입력 2020.05.12 (07:00)
    • 수정 2020.05.12 (07:02)
    취재K
[법원의 시간]⑰ ‘중단’과 ‘종료’ 사이에서 진실을 외치다 : 조국 첫 번째 공판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조 전 장관 측이 '법원의 시간'을 강조한 지 다섯 달. 지난 8일, 조 전 장관이 처음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그동안 진행된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재판은 가족 비리 혐의와 관련된 것들이었는데요. 이번에 진행된 공판에선,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연루된 혐의에 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다시 말해 공무원 신분의 조 전 장관이 연루된 공판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이번에도 '법원의 시간'을 강조했는데요.

법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서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정에서도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은 치열하게 맞섰는데요. 이날 벌어진 조 전 장관의 반박, 어땠을까요?

'중단'과 '종료' 사이에서 진실을 외치다

조 전 장관은 가족 비리 혐의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두 사건 중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혐의에 대해 먼저 심리하기로 정했고, 그 결정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 전 부시장 감찰무마 혐의 사건의 핵심은 과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중단'된 것이냐, 아니면 '종료'된 것이냐에 있습니다.

검찰 측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며 부당하게 감찰을 '중단'했다는 입장입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알고도 직권을 남용해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더 감찰하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인 겁니다.

반대로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중단'이 아니라 감찰 '종료'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정수석으로서 사실관계에 기초해 최종 결정권을 행사했고, 그에 따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지시했다는 겁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중단된 것일까요? 아니면 종료된 것일까요?

"최종 보고서가 없다"

이번 공판의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이었습니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실무를 맡은 인물입니다. 조 전 장관이 관련 혐의로 기소되기 전부터 이번 사건의 핵심 키맨으로 지목돼 왔고, 검찰 수사 단계에서 조 전 장관 등이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 감찰 과정에서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를 상당 부분 포착하고도 이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 전 반장에 대한 신문은 역시 감찰 '중단'과 감찰 '종료'의 진실게임으로 흘러갔습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얼마나 확인했는지, 또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유 전 부시장의 비위가 이렇게 밝혀졌는데, 어떻게 감찰이 중단되고 수사 의뢰 등이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부터 파고들었습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포렌식 분석 결과에서 기억나는 부분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전 특감반장은 "골프장 무상으로 10여 회 이용한 것이 나왔고, 골프채 받은 것도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을 통해 실시한 문답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이 대가성 등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렌식과 문답 등을 통해 추정되는 금품 수수액이 1천만 원가량 추정됐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있었고, 계속 감찰할 여지가 있었다는 겁니다.

이 전 특감반장의 보고도 감찰이 부당하게 중단됐다는 것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 전 특감반장이 비위 내용과 포렌식 결과물, 유 전 부시장 문답 조사 내용,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요구로 작성된 중간 보고서 등 4번의 보고를 통해 감찰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도 감찰이 중단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유재수 전 부시장 관련 4차례 서면 보고를 했는데, 민정수석실에서 공식적 조치가 없었느냐"고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공식적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감찰이 종료되면 최종보고서가 작성되느냐"고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작성되지 않은 거 아니냐고 묻는 검찰의 질문엔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검찰은 보통 감찰이 종료되는 시점에 작성되는 최종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종료'가 아니라 '중단'된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이 전 특감반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도 추가 확인 예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병가 간 상황을 박형철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 보고하자 홀딩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홀딩을 결정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상부에서 내려온 '감찰 홀딩'지시에 특감반원들이 침울해 했고,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특감반에는 추가 감찰 의지가 있었지만, 상부의 지시로 더 진행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첩보 처리 과정과 관련된 구체적 규정이 없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특감반의 첩보 처리 절차와 이후 처리에 관한 명확하고도 구체적 규정이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논리를 펼쳐갔습니다. 특감반의 첩보 처리, 수사 의뢰, 타 기관 이첩 등에 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규정이 있어야 이에 어긋나게 중단시켰는지 판단할 수 있는데 그게 없다는 겁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첩보 처리 과정과 관련된 규정이 있는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변호인이 "특감반 첩보 처리 과정에서 첫 번째가 보고서 작성, 후에 데스크 전달, 두 번째가 데스크에 정보를 모아서 특감반장에 보고, 세 번째가 특감반장이 채택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결정, 네 번째가 채택 정보를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 다섯번째가 반부패비서관이 민정수석에게 보고가 맞느냐"고 이 전 특감반장에게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이러한 절차에 대해서도 구체적 규정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죠?"라고 추가 질문을 하자 이 전 특감반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첩보 보고서와 감찰결과 보고서의 공문 번호 부여 여부도 따져 물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첩보 보고서와 감찰 결과 보고서에 공문 번호가 부여되느냐"며 이 전 특감반장에게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그렇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특감반 감찰 이후 타 기관 이첩 여부 등에 관련된 구체적 규정이 없는 것도 변호인의 핵심 주장이었습니다.

변호인 측은 "타 기관 이첩의 경우 특감반원이 직접 전하기도 한다. 공문으로 안 하고 사람한테 직접 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고, 이 전 특감반장은 "이유는 잘 모르는데 그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특감반장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한 규정이 없고, 이첩 내역을 관리하는 대장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인 측은 이첩과 관련된 명문화된 구체적 내부 규정이 없으니 조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겁니다.

같은 조항 다른 해석

감찰 중단과 종료의 공방이 오갔던 법정. 사실 이번 사건을 풀 열쇠는 '대통령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7조 2항'에 숨어 있습니다. 특감반의 성격을 규정짓는 조항입니다.

제7조(특별감찰반) ① 대통령의 명을 받아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한 감찰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대통령실에 특별감찰반을 둔다.
1.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
2.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ㆍ단체 등의 장 및 임원
3.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
② 특별감찰반의 감찰업무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③ 특별감찰반은 반장과 반원으로 구성한다.
④ 반장은 대통령실 소속의 행정관으로 보하고, 반원은 감사원ㆍ검찰청ㆍ경찰청 소속 공무원, 그 밖에 감찰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 중에서 대통령실에 파견된 자로 하되, 파견공무원의 수는 15명 이내로 한다.


같은 조항이지만 검찰과 변호인은 해석을 달리했습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고 되어 있다며 수사 의뢰와 이첩마저도 특감반의 권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상사의 결재를 받는 행태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변호인 측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청와대 특감반은 오로지 비리 첩보 수집, 사실관계 확인만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감찰과 관련해 타 기관 이첩이나 수사 의뢰는 특감반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조 전 장관이 특감반 관계자에 대해 직권을 남용해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변호인 측은 특감반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명문화된 규정은 해당 조항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판부의 선택은?

'중단'이든 '종료'든 둘 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멈춰선'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재판은 이 '멈춰 섬'이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부당한 '중단'이었는지, 조 전 장관 측의 주장처럼 합당한 '종료'였는지를 두고 진실을 가려내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법정에서 펼쳐질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을 KBS 취재진이 끝까지 책임지고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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