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빅경기 징크스에 또 눈물

입력 2005.11.13 (20:21)

수정 2005.11.1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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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에이스 배영수[24]가 다시 한 번 큰 경기 \'징크스\'에 고개를 떨궜다.
배영수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 지바 롯데 마린스와 결승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4사사구 5실점하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전날 대만의 싱농 불스전에 7회 출격, 1이닝 동안 볼 12개를 던지며 도쿄돔 적응을 마친 그는 \"컨디션이 너무 좋아 우리 팀이 우승할 것 같다\"며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지난 10일 롯데와 1차전에서 삼성 선발 마틴 바르가스가 그랬던 것처럼 배영수도 1회부터 외야 관중석을 가득 채운 마린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주눅이 들고 말았다.
톱타자 니시오카 쓰요시에게 중월 2루타를 내준 뒤 이마에 도시아키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위기를 자초했다.
1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를 1점[맷 프랑코 희생플라이]으로 막은 것은 행운이었지만 1회에만 29개를 던진 것은 분명 악재였다.
3회와 4회 연속 실점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1-1동점이던 3회에는 무사 1루에서 투아웃까지 잡아 놓고 프랑코에게 몸쪽 높은 공을 던졌다가 우월 2루타를 얻어 맞았고 결국 후속 베니 아그바야니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4회에도 2사 후 니시오카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 됐고 결국 후속 와타나베 마사토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140Km대 후반의 빠른 직구와 130Km 날카로운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삼진을 무려 7개나 솎아냈지만 그 욕심이 2사 후 실점으로 이어져 배영수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비공인 10이닝 노히트 노런, 올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⅔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배영수는 두 번 모두 선발승을 거두지는 못했다.
2000년 프로 데뷔한 배영수는 올해까지 한국시리즈 12경기에 등판, 2승4패를 기록했으나 선발승은 없다. 2001년과 2002년 각각 구원승으로 1승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4경기에 등판했으나 2패만 떠안았다.
배영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절체절명의 순간 홀로 팀을 구해낼 수 있는 기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발 투수가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 선발승이 없다는 것은 큰 단점이다. 아시아시리즈 불운도 이런 징크스의 연장선상에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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