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김두현, 태극호 전문 키커 경쟁

입력 2006.01.22 (09:21)

수정 2006.01.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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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이천수냐, 정확한 김두현이냐.

독일월드컵축구 본선을 앞두고 아드보카트호의 평가전이 이어지면서 누가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차는 전문 키커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지훈련 초반에는 세트 플레이 상황에 유독 자신감을 보이는 이천수[울산]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해 말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그림같은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15일부터 시작된 6주 전지훈련 초반에는 이천수에게 프리킥과 코너킥을 모두 맡기는 듯 했다.
변화 조짐이 감지된 것은 17일 훈련부터. 이천수가 맡아 차던 코너킥을 김두현[성남]이 몇 차례 대신하더니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전에서는 아예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찼다.
하지만 김두현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맡겨준 전문 키커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그가 전반 22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찬 프리킥 볼은 UAE 수비를 맞고 나와 역습으로 이어졌고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는 실마리가 됐다.
김두현은 \"코너킥을 제대로 차지는 못했지만 전문 키커는 감각이 예민한 미드필더가 맡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 키커 자리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감독이 벌써부터 한 사람만 쳐다볼 리는 없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1일 그리스전에서는 좌우 코너킥은 계속 김두현에게 맡겼으나 프리킥은 다시 이천수를 믿기 시작했다.
이천수는 되찾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UAE전의 김두현과 비슷한 위치에서 전반 24분에 상대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그는 그림 같은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는 박주영의 머리에 연결시켰다.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몇 차례나 \"굿 크로스[Good cross!]\"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후 프리킥 기회에서는 대표팀 최고의 허벅지 근육을 자랑하는 김진규[이와타]와 백지훈[서울]도 가동됐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신현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아직은 전문 키커를 고정시킬 상황은 아니다\"며 \"이천수의 프리킥이 강하고 날카롭다면 김두현은 강하진 않지만 정확하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대답은 조금 더 명쾌했다.그는 \"누가 전문 키커냐\"는 질문에 \"모두가 전문가\"라고 응수하면서도 \"이천수는 오늘 좋은 크로스를 올려줬고 김두현은 코너킥이 좋고 김진규는 슈팅이 좋다\"고 설명했다.
누가 독일 땅에서 한국의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이 될 수 있을까. 리야드에서 벌어지는 이천수, 김두현, 김진규 간의 또 다른 경쟁이 날이 갈수록 불꽃을 튀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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