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 제2의 황선홍 뜰까

입력 2006.01.24 (06:56)

수정 2006.01.2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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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있는 설움을 잘 알지 않습니까. 제게 기회가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23일 리야드 외곽 경기장에서 훈련을 끝낸 뒤 구경온 현지 교민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조재진[25.시미즈]은 표정은 상냥했지만 이를 악물고 있었다.
조재진은 축구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27.포항]이 중동에서 치른 2차례 평가전에서 선발로 활약하는 동안 그리스전[21일] 교체 멤버로 잠깐 출전했을 뿐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23일 훈련장 분위기는 달랐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조재진과 정경호[26.광주]를 붙잡고 이런저런 지시를 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자체 연습게임에서도 이동국 대신 스트라이커 자리에 섰다.
그렇다고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조재진의 선발 출전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선수에게 1-2번씩 기회가 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핀란드전에 선발 출전했다가 별다른 활약을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스트라이커[이동국]가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플레이 스타일이 \'황새\' 황선홍[38]과 닮았다고 해서 \'작은 황새\'라는 별명이 붙은 조재진은 공교롭게도 4년 전 황선홍과 비슷한 처지에서 핀란드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전 불의의 부상으로 \'비운의 골잡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던 황선홍이 불운의 꼬리표를 뗀 것은 2002년 3월 핀란드전[2-0승]에서였다.
황선홍은 당시 3무4패로 부진하던 히딩크호에 연속골을 선사하며 팀을 상승세로 이끌더니 한.일월드컵 본선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도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아드보카트호도 지난해 3차례 평가전에서 2승1무의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새해 들어 1무1패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핀란드를 잡는다면 전훈에서 본선 진출국 크로아티아[1월29일], 코스타 리카[2월12일], 멕시코[2월16일]를 맞이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벤치를 데울 만큼 데운 조재진이 아드보카트호에 시원한 골을 선사하며 황선홍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25일 핀란드전에 조재진과 아드보카트호의 많은 것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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