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월드컵] 오심 논란, 심판의 세계

입력 2006.06.28 (09:24)

수정 2006.06.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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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프랑스를 끝으로 이제 월드컵 8강 진출국이 가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에서 참 말이 많은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심판의 판정시비입니다.

네, 스위스전 때도 우리가 참 억울하다고 느낄 만큼 판정시비가 불거졌었잖아요~ 그런걸 보면 경기의 승패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게 심판이 아닌가 싶은데, 심판의 세계 한 번 알아봅니다.

네, 이 기자! 재밌는 기사 있던데요, 얼마전 포르투갈 네덜란드 경기에서 무려 4명의 선수를 퇴장시킨 심판에 대해, 블래터 피파 회장이 심판이 옐로카 드감이다라고, 평했었죠?

<리포트>

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싸운 16강전에서 16개의 경고카드, 4명의 선수가 퇴장당하자 역대 최악의 경기라는 오명과 더불어 심판들의 자격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이번 월드컵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심판들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격축구답게 화끈하게 터지는 골 잔치. 그러나 쉴새없이 쏟아지는 그라운드의 포청천, 심판들의 엘로 카드에 삼바축구의 최고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도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간판선수, 지네딘 지단도 이 빠진 호랑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 토고전에서 경기 중간중간 살인미소를 날렸던 잉글랜드 출신의 그레이엄 폴, 주심과 16장이라는 역대 최다 엘로 카드를 기록한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경기의 러시아의 주심 발렌티 이바노프까지.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는 23명의 주심과 46명의 부심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습니다.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심판들 역시 월드컵 출장을 이루기 위해서 체력테스트 등 다섯 가지 관문을 거치고 선발된 최정예 맴버들인데요.

<인터뷰> 권종철(FIFA 국제심판):"많은 테스트를 했어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정신력 테스트까지 했는데요. 병원검사와 건강진단 등 여러 가지를 했어요 영어회화 테스트, 필기시험 하여튼 체력테스트 여러 가지를 했어요."

이렇게 어렵게 선발된 심판들인만큼 이들의 대우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우선 출정 수당이 1인당 4만 달러, 약 3천 7백만원인데요. 4년 전보다 100퍼센트 인상된 금액입니다.

게다가 체력 담당 트레이너와 마사지사, 심리학자 등 심판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한 특급 대우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대신 외부의 전화도 받지 못할 정도의 관리는 엄격한데요.

<인터뷰> 권종철(FIFA 국제심판):"심판이 쓰는 숙소에는 팀 관계자, 언론 이런 사람들은 일절 받지 못하게끔 규정을 해놨어요. 심판 담당하는 사람, FIFA 담당하는 사람, 심판 이외의 사람은 이 호텔에 투숙할 수가 없어요. 승부조작, 금품수수는 심판을 징계를 해요."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주심으로 발탁된 23인의 직업 또한 각양각색. 먼저 한국과 프랑스전의 멕시코 출신인 베니토 아르춘디아 주심은 변호사 겸 경제학자! 호주와 일본전의 주심은 비행기 조종사 출신이고 앵무새 사육사와 외과의사도 있습니다.

<인터뷰> 권종철(FIFA 국제심판): "부양가족도 있고 심판만 봐서는 생계가 어렵습니다. 선수하고 비슷해요. 심판도 무슨 큰 사고를 낸다든지 자기가 부상이 있어서 체력테스트합격을 못한다든지 그러면 배정이 나오질 않거든요."

가수들이나 쓸법한 무선 헤드셋에, 같은 나라나 대륙 출신의 심판 3명이 한 조를 이루면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 판정시비를 차단하겠다고 했지만 심판들의 판정시비는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호주 대 일본 경기에선 호주 골키퍼가 일본의 공격수에 밀려 넘어진 상황에서 골이 터져 호주의 거센 항의를 받았고, 우리 나라와 스위스의 경기에서는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는데도 주심은 스위스 골을 인정하면서 오심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죠.

<인터뷰> 이운재(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그 사람에 대한 어떤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FIFA에서도 주심에 대한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크로아티아와 호주 경기에서는 엘로카드를 두 번 받은 선수가 퇴장을 당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를 누비다가 결국 세 번째 엘로카드를 받고서야 퇴장을 당했던 황당한 일도 벌어지면서 논란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8강 진출을 결정짓는 호주와 이탈리아의 경기에서도 종료 직전 주심의 패널티킥 선언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렇듯 심판들의 오심 논란이 불거지자 비디오 판정제도를 도입하는 미식축구처럼 월드컵에도 하이테크 기술을 활용한 심판 판정을 보완하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FIFA측은 심판과 선수의 인간적 실수 역시 게임의 일부라며 기술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종철(FIFA 국제심판):"(심판이) 느린 비디오를 보고 판정하면 그런 (오심)판정이 나오지 않겠죠. 그렇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잠깐 세워놓고 보고 어떻게 한다 그러면 축구가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판정도 잘못된 판정도 판정의 일부분이고 경기의 일부분이다 (생각합니다)."

스타선수들만큼 수많은 스타 심판을 배출해내는 월드컵. 하지만 공정성을 잃지 않은 판정이야말로 선수와 전세계인의 신뢰를 얻고 월드컵의 재미는 배가 될 것입니다.

변호사나 의사가 축구 경기 심판을 보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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