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오차오, 1만채 주택 동시 사용 전력과 맞먹어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중국 정부의 근심은 개막 당일 날씨만은 아니다.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중국 정부가 노심초사하는 부문 가운데 하나다.
개막식 당일 소나기가 예상된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번개로 단전이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중국으로서는 결코 상상하기조차 싫은 악몽이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개막식 당일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의 전력소모가 1만㎾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냐오차오 전체를 에두르는 조명시설, 확성기 시스템, 연출무대와 성화 점화 등이 전력소모가 집중되는 곳이다. 냐오차오의 전력소모는 수천채, 많게는 1만채의 주택이 동시에 전력을 쓰는 것과 같은 양이다.
개막식날 냐오차오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일을 맡고 있는 곳이 베이징시 전력공사다.
베이징시 전력공사의 엔지니어이면서 현장지휘부 부총지휘를 맡고 있는 간인휘(干銀輝)는 "지난 2일 거행된 2차 개막식 리허설에서 소모된 전력이 1만㎾에 달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개막식 연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냐오차오의 배전실을 추가로 2곳 늘리고 변압기 설비를 증설했다.
중국이 근심하는 것은 불가항력적인 단전상황이다.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이 번개와 폭우로 인한 단전이다.
중국은 불가항력적인 일이 벌어지더라도 전기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경기장과 주요 부속시설은 모두 2개 이상의 전기공급선을 확보하도록 했다. 한 곳이 끊기면 다른 한 곳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냐오차오와 국제방송센터 등 주요 시설에는 다양한 공급선 외에 비상발전설비가 서로 호환이 될 수 있도록 해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간인휘는 설비고장로 인한 단전과 인위적인 파괴공작으로 인한 단전상황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설비고장과 관련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첨단 장비로 고장여부를 신속히 진단하고 인위적인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2만명이 동원돼 주요시설을 보호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동원된 2만명은 '양회'(兩會) 기간이나 중-아프리카 정상회담 당시 보안요원 수의 100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또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할 화려한 불꽃놀이에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다.
공사측은 폭죽을 쏘아올리는 지점에 전원을 가까이 끌어와 동시다발적으로 올라가는 폭죽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7년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개막식 행사를 위협하는 궂은 날씨에 대해서도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개막식 당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예상된다는 일기 예보가 있다.
중국 정부는 비가 올 경우 인공강우로 사전에 구름을 제거하는 등 시나리오를 구성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