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베이징올림픽, 개막 초읽기

입력 2008.08.06 (16:19)

수정 2008.08.06 (16:28)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 그만큼 관심도 많았던 2008베이징올림픽이 마침내 막을 올린다.
제29회 하계올림픽은 8월8일 저녁 8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시 북쪽에 조성된 올림픽 그린의 심장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전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과 9만1천여명의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아시아에서는 도쿄(1964년)와 서울(1988년)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205개국에서 1만5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28개종목에 걸린 금메달 302개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13억 중화민족이 100년을 기다렸다는 이번 올림픽은 21세기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을 노리는 중국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인 야심찬 대회다.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지난 2001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개최권을 획득한 중국은 7년을 준비하면서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액인 무려 400억달러를 투입해 이번 대회를 만들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강철 격자로 외관을 휘감아 일명 새둥지(냐오차오.鳥巢)로 불리는 메인스타디움 궈자티위창을 건립했고 대형 물방울로 입방체 외벽을 장식해 `워터 큐브'라고 불리는 국가수영장을 세워 올리는 등 12개 경기장을 신축하고 45개 올림픽 시설물을 증개축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수도의 관문인 서우두 공항을 증축하고 베이징 시내를 완전히 새 단장하면서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했다.

◇1천억짜리 개폐회식

베이징올림픽은 시작부터 화려하고 웅장하기 그지없다.
BOCOG은 이번 대회 개폐회식 행사를 위해 무려 1억달러를 책정했다. 말할 것도 없이 역대 올림픽 개폐회식 사상 최고액이다.
총연출은 중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맡았다.
영화 '붉은 수수밭' '홍등' '영웅' '황후화' 등을 제작했던 장이머우는 특유의 영상 미학으로 5천년을 관통한 황허문명과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현대 중국의 저력을 동시에 보여줄 참이다.
개막식 행사는 크게 식전행사와 개회 공연으로 나뉜다.
당일 궈자티위창에는 오후 5시45분부터 28개의 중국 전통공연이 분위기를 서서히 띄우게 된다.
공식 개막식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저녁 8시로 최종 결정됐다.
7시56분이 되면 각국 정상들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카운트다운을 시작, 8시 정각 고대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단부터 205개국이 차례로 입장한다.
개회식 입장 순서는 중국이 표기하는 국명 간체자(簡體字)의 첫 글자 획순에 따르는 것도 이번 대회의 특징이다.
1만5천여명에 이르는 선수와 임원들이 그라운드를 가득 채우고 나면 류치 BOCOG 위원장의 환영사,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개회 선언을 하게 된다.
이어 올림픽기가 게양된 뒤 선수와 심판 대표가 페어플레이를 선언한 뒤 지난 3월24일 그리스 올림피아를 출발했던 베이징 성화가 마침내 메인스타디움에 들어오게 된다.
베일속에 가려 있는 최종 점화자에 성화가 거대한 불꽃을 피우게 되면 궈자티위창 곳곳에 설치된 폭죽이 터지며 베이징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전망이다.
식후행사는 밤 11시30분까지 진행되며 진시황 시대의 병사들과 다민족 복장의 다양한 무용수들이 중국의 찬란했던 과거와 현재, 휘황찬란한 미래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 종합 1위 노리는 중국…한국은 10강 가능한가

개막식이 끝나고 나면 이제는 무한 경쟁이다.
주최국 중국은 안방에 유치한 이번 대회를 통해 내심 최강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꿈꾸고 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뒤늦게 데뷔한 중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종합 2위로 올라섰으며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스포츠 최강국 미국마저 제치겠다고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거대한 스포츠 저변을 확보한 중국은 이미 아시아에서는 `공룡'이다.
그러나 세계 무대에서는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에 취약하다 보니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선 나머지 종목에서 금메달을 마구잡이로 수확해야 한다.
특히 중국은 전략종목이 사격과 체조, 탁구, 배드민턴, 역도, 다이빙, 여자 레슬링 등으로 한국의 메달 종목과 대부분 겹쳐 상당한 우려가 일고 있다.
올림픽 개막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체육계 수장이 정부와 마찰로 교체되는 혼선을 겪었던 한국은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2회 연속 세계 10강 유지를 지상 목표로 세웠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태릉선수촌은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내걸고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세계의 벽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한국이 세계 10강을 지키기 위해선 일단 양궁과 태권도에서 최소한 5개 이상의 금메달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유도, 레슬링, 역도, 수영, 배드민턴, 탁구, 체조 등에서 금맥캐기에 성공해야만 톱 10을 유지하며 일본과의 아시아 2위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의 거대한 야심과는 달리 시작전부터 티베트 유혈사태와 해외봉송에 나선 성화의 수난, 쓰촨성 대지진 등으로 얼룩지더니 개막 직전에는 인권 문제와 언론 자유의 제한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혼란 속에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이어온 개막식 공동입장의 전통도 8년만에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스포츠가 세계 10강의 전통을 지켜갈 수 있을 지, 남북 체육교류가 파국을 맞을 지는 아직 확언할 수 없지만 베이징올림픽은 21세기 한국체육사에 분수령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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