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 사냥에 성공한 남자 대표팀은 이번에야 말로 `남자 개인전 올림픽 징크스'를 풀겠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박경모(33.인천 계양구청)의 웃음이 가장 밝았다.
11일 단체전 8강전과 4강, 결승에서 고비 순간마다 10점에 명중시키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한 그는 "응원단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며 "한국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마지막 한발을 쏘는 순간에도 큰 부담은 없었다"고 공을 응원단에 돌렸다.
전날에 이어 되풀이된 중국 응원단의 소음 응원에 대해선 "별 문제 아니다"라며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박경모는 "야구나 경정경기 도중 훈련을 많이 해왔기에 어디서나 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막내 임동현(22.한국체대)도 동감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임동현은 "중국 텃세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개의치 않고 할 자신이 있다"며 "준결승 도중 중국 응원단이 소음을 냈지만 신경쓰지 않고 멋진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창환은 "어제 여자 단체전 때 응원을 하면서 `우리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서로 다짐했다"며 "내가 흔들려도 앞 뒤에서 워낙 잘 쏘니까 결승에선 편하게 10점을 맞출 수 있었다"고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웃음은 짧았고, 운명의 15일 개인전을 앞둔 다짐은 길었다.
남자양궁은 단체전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대회, 2004년 아테네대회에 이어 베이징에서 네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경험한 적이 없다. 늘 경기 순서에서 밀린 탓에 태극낭자들이 1984년 서향순 이래 일곱번이나 금메달을 따는 동안 한 번도 개인전 금빛 감격을 누리지 못했다.
박경모는 "이제는 개인전 한을 풀 때가 됐다. 15일에 꼭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임동현은 "이번엔 남자도 뭔가 보여주겠다. 내 시력이 0.1이라고 걱정들 하지만 병원에서 잴 때엔 0.3이 나온 적도 있다"며 믿어달라고 했다.
앞선 경기에서 흔들리다 단체전 결승전에서 8발 중 5발을 10점, 3발을 9점에 쏜 이창환은 "처음엔 흔들렸지만 결승전에선 감각을 찾았다"며 자신이 `결승 체질'이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