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일본에서 포스트시즌 중에도 내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 선임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23일 도쿄지역의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은 대부분 1면 머릿기사로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을 이끌었던 호시노 센이치가 WBC 감독직을 고사한 사실을 전했다.
전날 세이부 라이온즈가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제2스테이지 6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했고 일본내 최고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이들 소식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는 일본에서 WBC 감독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일본은 역대 최강의 선수들을 구성했다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직후부터 차기 WBC 감독 문제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여 왔다.
논란은 WBC 아시아예선을 주최하는 요미우리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이 "호시노 이외의 인물이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일본야구기구(NPB) 주최로 WBC체제검토회의에서 현역 감독은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그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호시노에 대한 팬들의 반발을 등에 업은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가 "현역 감독을 배제하는 것은 진심으로 강한 팀을 만들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WBC 감독을 둘러싼 논란은 일본 야구계의 중심에 떠올랐다.
결국 여론에 부담을 느낀 호시노 감독이 22일 NPB사무국에 감독직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일본의 감독 선임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본에서는 호시노를 대체할 감독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노무라 가쓰야 감독, 주니치 드래곤스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애초 27일 제2회 WBC체제검토회의를 통해 호시노 감독을 내정하려던 NPB는 감독 선임 문제를 이들의 최종 성적표가 나오는 일본시리즈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현역 감독이 WBC 감독으로 적합한지의 여부 등 논란의 여지가 많아 WBC 감독 문제는 포스트시즌 이후에도 일본 야구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