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사우디전 해법 ‘기선제압’

입력 2008.11.16 (17:01)

수정 2008.11.16 (17:03)

KBS 뉴스 이미지
`지독한 사우디아라비아 무승 징크스를 깨려면 선제골을 노려라'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축구 본선 진출에 첫 고비가 될 사우디아라비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20일 오전 1시35분.리야드 킹 파하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을 앞둔 허정무호가 중동의 거센 모랫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필승 카드는 초반 주도권 장악이다.
한국은 지난 1989년 10월25일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에서 황선홍과 황보관의 골을 앞세워 사우디를 2-0으로 격파한 뒤 19년 동안 이겨보지 못한 채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 행진을 했다. 역대 상대전적도 3승6무5패로 뒤져 있다.
원정에서는 더욱 힘을 못 썼다. 1980년 1월30일 친선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을 뿐 이후 28년 동안 세 차례 원정 대결에서 1무2패만을 기록했다.
사우디 원정 득점은 첫 맞대결에서 3-1로 이겼을 때 최순호 신임 강원FC 감독과 변병주 대구FC 감독, 이강조 상무 감독이 릴레이 골을 터뜨렸을 때뿐이다. 이후 세 차례 원정에서는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마지막 사우디 원정은 2005년 3월26일 담맘에서 펼쳐졌던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한국은 설기현(풀럼)-이동국(성남)-이천수(수원) 스리톱을 가동했으나 사우드 카라리와 야세르 알 카타니의 연속 골에 0-2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5개월 뒤 홈경기로 치러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도 0-1로 덜미를 잡혔다. 이어 마지막 대결이었던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최성국(성남)이 선제 헤딩골을 넣고도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겨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다.
이번 최종예선 3차전이 지난해 아시안컵 이후 1년4개월 만의 리턴매치이자 원정으로는 3년8개월 만의 대결인 셈이다.
허정무호는 정해성 수석코치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내 평가전을 지켜보고 전력을 탐색한 데 이어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보며 사우디 격파를 위한 `아킬레스건' 찾기에 여념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좌우 날개 돌파가 위협적이지만 공격시 측면 수비 뒷공간이 열린다는 약점을 찾아냈다.
이와 함께 좋은 체격과 테크닉을 바탕으로 밀집수비 이후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분위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한국이 경기 초반에 주도권을 잡고 자물쇠를 잠그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게 대표팀의 분석이다. 선제골을 넣으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반면 초반 주도권 장악에 실패하면 급격하게 무너지는 사우디의 약한 고리를 확인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2일 바레인과 평가전에서 무려 네 골을 몰아쳐 4-0 완승을 했다. 그러나 나세르 알 조하르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던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0-8 참패를 당했고 지난 3월26일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3차예선 원정에서도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 때문에 전임 헬리오 도스 안호스 감독이 경질됐고 조하르 감독이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조하르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6월22일 우즈베키스탄과 3차 예선 홈경기에선 4-0 대승으로 설욕했다.
초반 득점 여부에 따라 승패가 극과 극을 달리는 특징을 보인 것이다.
사우디 원정에서 28년 만에 골문을 열 후보는 투톱 낙점이 예상되는 이근호(대구)-정성훈(부산)과 `특급 조커' 박주영(AS모나코)이다. 이근호는 A매치 두 경기 연속 득점포 행진을 하다 15일 카타르와 평가전에서 골 사냥에 실패했지만 간판 골잡이다. 정성훈도 장신(190㎝)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에서 합격점을 받아 사우디전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박주영도 지난해 12월 출범한 허정무호에서 4골로 이근호와 함께 최다골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예선 2차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1골 1도움으로 4-1 완승에 앞장섰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부상을 털고 허정무호에 재승선한 염기훈(울산)도 기선 제압을 위한 선제골 사냥 후보다. 박지성은 허정무호에서 3골을 넣었고 왼쪽 윙포워드 포지션이 겹치는 염기훈은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골을 수확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