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루키, ‘3인3색’ 신인왕 도전

입력 2009.07.03 (11:09)

수정 2009.07.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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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호랑이' 안치홍(19.KIA)이 2일 삼성과 대구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 잠잠하던 신인왕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2001년 김태균(한화) 이후 8년 만에 신인이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터라 화제가 됐다.
같은 날 저녁 두산의 새내기 소방수 이용찬(20)은 히어로즈와 목동 경기에서 마무리에 실패해 패배를 떠안았다. 그러나 성적표로 보면 여전히 구원부문 2위(17세이브)를 달리는 이용찬이 앞서 있다.
여기다 마운드에 오르면 승리를 부르는 2년차 홍상삼(19.두산)이 시즌 7승으로 3파전 구도를 만들고 있다.
생애 한 번뿐인 타이틀을 노리는 새내기 3인방은 저마다 독특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안치홍 '잠자던 어미를 깨우다' 장타 본능

신장 178㎝로 프로야구 선수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의 안치홍은 숨겨뒀던 장타 본능을 스스로 일깨우며 축 늘어져 있던 어미 호랑이들까지 깨우고 있다.
지난 4월17일 잠실에서 안치홍이 프로 데뷔 두 번째 홈런을 때린 날 KIA 타선은 19안타를 몰아쳤다.
2일 두산과 경기에서 안치홍이 연속 대포를 날리자 선배 타자들도 화답해 장단 19안타를 퍼부었다.
안치홍은 타율 0.243으로 평범하지만 홈런 10개로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49만표를 얻어 김현수(두산)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용찬 '한번 실패쯤이야' 두둑한 배짱

이용찬은 2일 다승 공동 1위 임태훈의 11승을 날려버렸다. 9회 공수교대까지 두산이 2-1로 앞서자 의기양양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황재균에게 적시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한 뒤 더그 클락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지난 4월10일 이후 83일 만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김경문 두산 감독은 "용찬이가 그동안 잘 막았는데 질 때가 된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거리낌 없이 뒷문 열쇠를 턱하니 맡길 만큼 두둑한 배짱을 믿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첫 패배를 당할 당시 로베르토 페타지니(LG)에게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시즌 개막 후 1주일도 지나기 전에 그 정도 충격을 당하면 보통 일어서는데 제법 시간이 걸릴 만도 하지만 이후 이용찬은 금세 더 강해졌다.
2일 패배도 이용찬의 오기를 자극할 약이 될 것이라는 두산 코치진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홍상삼 '운도 실력이야' 행운의 승리 행진

지난 5월부터 12경기에 선발 등판한 홍상삼은 7승1패를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홍상삼이 등판한 날 두산은 11승1패로 전승에 가까운 승수 사냥에 성공했다.
물론 홍상삼의 투구 위력이 컸지만 적절히 터져주는 타선의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
6월30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홍상삼은 먼저 3실점하고 3-3으로 맞선 5회를 끝으로 강판했지만 타자들이 6회초 곧바로 결승점을 뽑아 7승째를 선사했다.
시속 150㎞까지 강속구를 뿌려대는 홍상삼에게는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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