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서신이 던진 ‘용서와 사랑’

입력 2009.08.22 (21:48)

수정 2009.08.22 (22:22)

<앵커 멘트>
그리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년 전, 군사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서 쓴 옥중서신도 공개됐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극한 상황에서도 가족에게 전한 메시지는 용서와 사랑이었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주교도소 수인번호 9번. 사형수 김대중은 첫 옥중 서신에서 죽음 앞의 한계 상황을 토로합니다.

<녹취> "희망과 좌절, 기쁨과 공포, 그리고 해결과 의혹의 갈등과 번민을 매일같이 되풀이해 왔고 지금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년 8개월 감옥 생활 동안 매달 한 번만 허락됐던 글 쓰기...

귀퉁이까지 빼곡하게 적어 아들에게 보낸 사연은 성찰과 반성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아버지는 나 자신이 일생동안 저지른 죄와 잘못 그리고 품었던 나의 사악한 마음을 남은 몰라도 스스로는 알고 있다."

아내는 미래를 위해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말기를 간곡히 기원했습니다.

<녹취> "새날을 향한 꿈을 꼭 간직하세요. 어떤 어려움에서도 꿈을 저버리지 마세요. 최악의 경우에도 꿈을 간직하시고 내일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됩니다."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그에게 덧씌운 죄목은 내란 음모...

하지만, 사형수 김대중이 내린 결론은 용서와 화해였습니다.

<인터뷰> "용서와 사랑은 진실로 너그러운 강자만이 할 수 있다. 꾸준히 노력하며 하느님께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힘까지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언제나 기구하자..."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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