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포효’ 12년 만에 정규리그 1위!

입력 2009.09.24 (21:15)

수정 2009.09.2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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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후 첫 정규시즌 1위..김상현.최희섭 축포

KIA 타이거즈가 12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KIA는 24일 군산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상현, 최희섭의 홈런을 앞세워 5-0으로 승리했다.
KIA의 페넌트레이스 1위가 확정된 순간 1만1천명의 팬들이 가득 들어찬 군산구장은 '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에 환호하며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이로써 80승48패4무(승률 0.606)를 기록한 KIA는 25일 히어로즈와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하나 남았던 매직넘버를 제로로 만든 KIA가 최종전에서 지고 2위 SK가 25,26일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 동률이 되지만 KIA가 SK와 상대전적(10승7패2무)에서 앞서 1위가 된다.
이로써 가을잔치에 나설 4강 순위는 1위 KIA, 2위 SK, 3위 두산, 4위 롯데로 확정됐다.
KIA는 해태 시절인 1997년 이후 처음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하며 과거 명문 팀의 영광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KIA는 조범현 감독과 12년전 우승 멤버였던 베테랑 이종범, 새내기 안치홍까지 너나 할 것없이 감격에 젖어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KIA는 한국시리즈에도 12년 만에 처음 진출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포스트시즌에 4차례 올라갔지만 최고 성적은 2002, 2003년 3위에 그쳤다.
KIA는 정규시즌 종료 이후 19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10월15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나가 8개 구단 최다인 10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007, 2008 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SK는 전날 17연승으로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하며 막판 무서운 추격전을 펼쳤지만 끝내 KIA를 따라잡지 못하고 2위가 확정됐다.
2007년 8위, 2008년 6위에 그쳤던 KIA는 올 시즌에도 출발이 불안했지만 5월부터 3위로 올라서 상승세를 탔고 7월30일 이후 11연승을 구가하면서 8월 월간 최다승(20승)을 쌓았다.
KIA는 8월2일부터 54일간 선두 자리를 지킨 끝에 1위를 확정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이적생 해결사' 김상현과 '돌아온 거포' 최희섭이었다.
KIA가 과연 마침표를 찍을지 팽팽한 긴장이 감돈 이날 경기에서 KIA 선수들은 초반에는 잇달아 미숙한 주루 플레이를 저질러 몸이 굳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1회초 안타를 치고 나간 이종범이 포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됐고 2회에도 2루타를 때린 장성호가 짧은 파울플라이에 홈으로 돌진하다 되돌아가던 중 횡사했다.
KIA는 1회 2사후 김상현이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은 게 다행이었다.
이어 불안한 1-0 리드를 지키던 3회말 다시 나온 김상현은 주자 최희섭을 놓고 히어로즈 선발 김수경의 높은 직구를 시원하게 끌어당겼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걸린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좌중간 외야 스탠드에 꽂혔다. 시즌 36번째 홈런.
홈런왕을 굳힌 김상현은 2003년 이승엽(56개) 이후 최다 홈런 타자가 됐다. 이날 3타점을 쓸어담아 127타점으로 역시 2003년 이승엽(144타점) 이후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쐐기는 최희섭이 박았다. 최희섭은 5회말 우월 2점 아치를 그렸고 KIA는 5-0으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최희섭은 시즌 32호 대포. 김상현과 최희섭은 이날 KIA가 빼낸 5점을 둘이서 합작했다.
효자 용병 로페즈는 칼날 제구력을 주무기로 묵직한 직구와 스플리터, 슬라이더 등을 섞어 던지며 7이닝 동안 3안타, 2볼넷으로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히어로즈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전 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되면서 14승째(5패)를 수확한 로페즈는 윤성환(삼성), 조정훈(롯데.이상 14승)과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조범현 감독은 8회 선발 요원인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린 데 이어 최강 잠수함 듀오 손영민, 유동훈을 투입해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잠실구장에서는 두산이 김현수, 김동주의 맹타에 힘입어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삼성을 7-5로 눌렀다.
두산은 1회말 삼성 외국인 투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대량득점했다. 이종욱, 임재철의 안타에 이어 폭투, 실책에 편승하고 손시헌, 이원석이 적시타를 날려 단숨에 5점을 뽑았다. 2회에는 김현수의 2루타에 이어 김동주가 적시타를 때렸다.
김현수는 3안타, 김동주는 2안타 2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은 3회 최형우가 투런홈런으로 추격하는 한편 힘겹게 재활해온 권오준을 마운드에 올려 컨디션을 점검했다.
두산도 6회부터 'KILL 라인' 이재우, 고창성, 임태훈, 이용찬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보내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했다.
9회 올라온 이용찬은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6세이브를 챙겨 존 애킨스(롯데)와 구원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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