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추억 속’ 험난했던 U-20 도전사

입력 2009.10.03 (07:04)

수정 2009.10.03 (07:04)

1983년 6월11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이 열리던 멕시코 몬테레이.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한 뒤 멕시코와 호주를 2-1로 연파하며 8강에 진출한 박종환 사단은 후반 9분 신연호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미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한국이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전반 14분 오른쪽을 돌파한 김종부가 올린 크로스를 신연호가 골든골로 연결하며 온 국민을 열광시켰다.
나흘 뒤 브라질과 4강전에서 김종부의 선제골에도 이내 2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은 뒤 폴란드와 3.4위전에서도 1-2로 진 한국은 당시로는 먼 나라 얘기인 것 같았던 '세계 4강'을 이뤄내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신화를 일궈냈다.
1977년 튀니지에서 열린 초대 대회를 앞두고 아시아지역 예선도 통과하지 못한 데다 1979년 일본 대회와 1981년 호주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한국 축구로서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기적이었다.
1985년 러시아 대회와 1987년 칠레 대회, 1989년 사우디아라비아 대회까지 3회 연속 지역 예선에서 떨어지며 침체의 깊은 늪에 빠졌던 한국 축구는 1991년 포르투갈 대회 때 남북한이 뭉쳐 다시 빛을 발했다.
남북 선수 9명씩 동수로 단일팀을 이뤄 '코리아'란 팀 명으로 포르투갈로 떠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북한 조인철의 결승골로 아르헨티나라는 거함을 격침하며 8강 진출을 일궈냈다.
'멕시코 4강 신화' 재연을 꿈꾸던 코리아는 그러나 남미의 또 다른 우승 후보 브라질과 8강전에서 1-5 참패를 당하며 짐을 싸야 했다.
한국은 이어진 1993-2001년 5차례 대회에서는 다시 부진에 빠졌다. 지역 예선에서 주저앉거나 본선행에 성공했더라도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던 것.
한국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박성화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정조국, 최성국, 김동현 등을 내세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숙적 일본과 16강전에서 최성국이 선제골을 넣고도 동점골에 연장 골든골까지 내주며 눈물을 떨어뜨렸다.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출전한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서는 스위스에 1-2 패한 뒤 나이지리아를 극적으로 꺾었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에 0-2로 발목을 잡혀 고국으로 돌아왔다.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2007년 캐나다 대회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폴란드와는 각각 1-1로 비기고도 브라질과는 접전 끝에 2-3으로 패해 2무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2005년부터 2회 연속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던 한국은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나서 6년 만인 올해 이집트에서 마침내 16강행 진출 소식을 전했고 이제는 26년 만에 4강 영광에도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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