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박희성, 백조 변신 준비

입력 2009.10.03 (09:13)

수정 2009.10.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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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에 이바지했지만 내가 직접 골을 넣지 못한 건 실망스럽습니다”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박희성(19.고려대)은 3일(한국시간) 미국과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천금 같은 어시스트로 두 번째 골을 배달하며 3-0 승리에 앞장섰지만 16강 진출 기쁨에도 마음은 무거웠다.
골문을 여는 해결사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채 도움으로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희성은 애초 카메룬과 1차전 때 베스트 11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원톱을 맡았던 김동섭(도쿠시마)이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독일과 2차전에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
땜질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희성은 슛을 난사했고 타깃형 스트라이커임에도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에서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고 확실하게 해결을 해주는 상대 공격수들과 비교되면서 박희성은 극도로 위축됐다.
홍명보 감독은 독일과 경기가 끝나고 나서 "박희성은 퀄리티의 문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과 경쟁해 대학생으로는 그만큼 했으면 된 것 아니냐"며 두둔했으나 박희성은 골잡이로서 제 몫을 못했다는 자책감에 심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3차전 선발 출격이 불투명했던 그는 홍명보 감독의 재신임을 받았다. 홍 감독은 고심 끝에 독일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베스트 11을 미국과 경기에서도 재가동하기로 했고 박희성도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김동섭, 지난해 신인왕 이승렬(서울)과 경쟁을 뚫고 다시 한번 원톱 중책을 맡았다.
박희성은 2차전 부진을 털어내려는 듯 더 뛰었고 1-0으로 앞선 전반 42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고 나서 문전으로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문전에서 도사리고 있던 `왼발 달인' 김보경(홍익대)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희성의 도움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검은 피부에 스피드가 빨라 `앙리'라는 별명을 얻었음에도 상대 수비수들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희성.
그는 "미국과 경기에 선발로 나간다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막상 베스트 11에 든 것을 보고 죽기 살기로 뛰었다. 득점에 기여를 했지만 직접 골을 넣지 못한 것 솔직히 실망스럽다"면서 "김동섭 대신 뛰는 게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스트라이커로서 중압감을 드러냈다.
박희성은 이어 "우리 팀이 4강 이상 올라갔으면 좋겠다. 많이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내는 등 팀플레이를 많이 했지만 이젠 골로 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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