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승부 ‘안방마님 부탁해’

입력 2009.10.06 (10:09)

수정 2009.10.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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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시작될 SK와 두산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승부의 열쇠를 쥔 포지션이 바로 안방마님이다.
정상호(27.SK)와 용덕한(28.두산) 두 포도대장의 투수 리드와 주자 견제에 따라 양팀 득점력이 크게 좌우될 공산이 짙기 때문이다.
SK가 전병두, 송은범 등 어깨가 아픈 투수를 빼면서 이번 시리즈는 '타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발 빠른 주자가 많고 팀 배팅에도 능한 양팀 타선을 꽁꽁 묶으려면 어느 때보다 포수의 지혜로운 리드가 절실하다.
특히 둘 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사실상 처음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킨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큰 경기에서 동요하지 않고 누가 끝까지 강심장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자타공인 최고 포수로 인정받는 박경완(38)이 시즌 중반 아킬레스건을 다쳐 이탈하면서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찬 정상호는 2001년 데뷔 후 9년간 몰래 길러 온 능력을 맘껏 발휘했다.
SK가 시즌 막판 19연승을 내달리면서 2위를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던 건 박경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정상호 덕분이었다.
정상호는 지난 시즌 막판 박경완이 다쳤을 때도 선발 마스크를 썼고 당시에는 벤치에 있던 박경완의 사인에 따라 움직였지만 올해는 스스로 판단하고 투수를 리드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사인을 내겠지만 플레이오프에서도 큰 맥락은 정상호에게 맡길 계획이다. 정상호가 '벌떼' 불펜과 어떤 호흡을 이루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1패 후 3연승을 이끈 용덕한의 리더십도 플레이오프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용덕한은 폭투를 놓치고 패스트볼을 범하면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2차전부터 평상심을 찾아 금민철, 홍상삼, 김선우 등 선발 투수와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그러나 공수에서 허점이 많은 롯데와 달리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SK는 조직력이 월등하게 좋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SK는 지난해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당시 베어스 포수 채상병(현 삼성)의 약점을 파고들어 성공을 거뒀다. 채상병이 오히려 좌타자가 타석에 있을 때는 도루를 잘 잡았으나 오른손 타자가 들어서면 도루저지율이 떨어진 점을 간파, SK는 적절하게 도루를 시도했고 승리를 일궜다.
용덕한으로서는 작년의 아픔을 설욕하려면 절대 약점을 노출해선 안 될 책임이 있다.
용덕한은 "SK 타자들은 주자가 있을 때 팀 배팅을 잘해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볼 배합을 해야 한다. 더 열심히 연구해 복잡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가을 잔치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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