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야구 해설의 달인' 하일성 씨가 다시 마이크를 잡습니다.
프로야구 중계로 30년 가까이 안방 시청자와 함께한 하일성 해설위원을 황현택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이 음악만 들으면 누구나 떠올리는 목소리.
<녹취> "아, 야구 참 모르네요."
<녹취> "저희들이 자주 쓰는 얘기인데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변이 속출하는 야구 경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명언.
<녹취> "제가 볼 때는 집중력이 괜찮은데요. 지금은 노려야 됩니다."
과감하면서도 정확한 예측.
프로야구 원년부터 KBS 중계석을 지켜온 하일성 해설위원이 다시 돌아옵니다.
KBO 사무총장을 맡아 27년 정든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3년 만입니다.
<인터뷰> 하일성(2006년 5월) : "해설자 자리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앉아 있다는 게 내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히 낯설어요. 진짜 그래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정보 수집에 나선 하 위원.
<현장음> "(마무리는 누구로 갈꺼야?) 마무리요? 마무리는 되는 대로 해야죠."
잔뜩 긴장한 감독이나 선수들은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하일성 : "해설을 지금껏 27년 해 오면서 이번처럼 긴장해 보기는 처음입니다. 솔직한 이야기로. 머리 속에서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어요."
해답은 철저한 준비.
하 위원의 메모지에는 양팀 선수들의 성향과 장.단점이 꼼꼼히 분석돼 있습니다.
<녹취> 하일성 : "중계를 하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타자와 투수들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안 보이는 게 좋죠."
그러나 30년 명해설의 이면에는 아픈 기억도 숨어 있습니다.
때로는 정치적 이유로...
<녹취>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1982년) : "육사 재학 시절 때는 축구 골키퍼를 보시고, 주장을 역임하셨고..."
각종 방송사고...
여기에 하루 2갑씩 피운 담배 탓에 갑자기 닥쳐온 심근경색까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서라도 중계석을 지켰던 이유는 야구가 자신에게 준 멋진 인생에 보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인터뷰> 하일성 : "직업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즐기지 못한 거예요. 다시 해설을 했을 때 그 기쁨이라는 것은 말을 못합니다."
특유의 맛깔스런 입담에 행정가로서의 경험까지 더해질 하 위원의 새로운 도전, 다음주 월요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첫 무대입니다.
<인터뷰> 하일성 : "다른 거 욕심없어요. 야구가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걸 국민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을 뿐이예요. 다른 욕심 없어요."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