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3타점, ‘바람의 전설’ 등극

입력 2009.10.16 (22:07)

수정 2009.10.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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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맏형' 이종범(39)이 12년 만에 맞은 한국시리즈에서 또 날았다.
이종범은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1차전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2, 3루에서 천금 같은 결승타를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종범은 상대 마무리 정대현을 맞아 볼카운트 1-2에서 바깥쪽 공을 힘들이지 않고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툭 밀어쳤다. 이 사이 3루 주자 최희섭은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바람의 아들'로 불리는 이종범은 6회에도 역전타를 때리는 등 혼자서 펄펄 날았다. 6회 1-2로 뒤진 2사 만루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등 '바람의 전설'로 등극했다.
KIA 코칭스태프도 이날 경기 전부터 이종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타자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걱정"이라면서 "다만 이종범의 타격감이 좋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오늘 하나 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KIA 타선은 이날 상대 선발 카도쿠라 켄의 호투에 밀려 5회까지 이렇다 할 공격기회를 얻지 못했다. 3주 가까이 쉰 탓에 타자들의 타격감이 무뎌지는 등 자칫하면 일방적으로 몰릴 위기였다.
하지만 이종범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며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종범은 그동안 큰 경기에서 무척 강한 모습을 보였다. 1993년과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1996년까지 포함해 3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이종범의 활약은 KIA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 대부분이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상황이라 이종범의 '솔선수범'은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범은 경기를 마치고 나서 8회 적시타를 친 상황에 대해 "슬라이더를 던질 것 같아서 노리고 있었다"며 "바깥쪽으로 약간 높게 들어와서 안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후배들이 내일부터는 한결 부드러워질 것 같다"며 "큰 경기의 분위기를 경험했으니 앞으로는 후배들이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1997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와 비교해달라는 말에 "그때는 멤버가 정말 화려했다"며 "지금은 나를 비롯해 김종국, 이대진 등만이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지금 우승하는 게 훨씬 더 값어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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