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패권 양보 없다!” 사제전쟁 선언

입력 2009.10.15 (15:26)

수정 2009.10.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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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신 김 감독님이 이번에는 조금 봐주지 않을까한다."(조범현 KIA 감독)
"스승이 쉽게 져 버리면 가치가 없는 것 아니냐. 악착같이 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김성근 SK 감독)
한때 사제지간이던 김성근(67) SK 와이번스 감독과 조범현(49) KIA 타이거즈 감독이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가 돼 선전을 다짐했다.
두 감독은 15일 오후 광주 무등경기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반드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조 감독은 "KIA가 오랜만에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라며 "두산과 함께 최근 2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온 막강한 SK인 만큼 멋진 명승부를 펼쳐 타이거즈의 명가를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을 이기고 광주로 온 김 감독은 "어제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나서 아직 한국시리즈에 올랐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며 "KIA는 두산과 달리 선발 투수가 좋기 때문에 두산과는 다른 양상으로 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경기의 흐름을 잡아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과 조 감독은 충암고와 프로야구 OB에서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은 각별한 사이다. 김 감독은 충암고 감독 시절 대구 대건고 야구부에서 전학 온 조 감독을 지도했고, OB 때도 조 감독을 포수로 기용했다.
또 김 감독은 1996년 쌍방울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당시 배터리 코치였던 조감독과 만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조 감독에 이어 2007년부터 SK의 사령탑에 오르며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관계 탓인지 조 감독은 이날 행사장에 김상훈 KIA 주장과 함께 먼저 도착해 스승을 기다렸다. 나중에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에게 허리를 굽혀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조 감독은 "야구에 대한 김 감독님의 열정은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김 감독님을 모셔왔고 선수와 코치 시절 많이 배웠다. 이번에도 많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고등학교 감독 시절 조 감독을 만났는데 설마 여기에서 함께 앉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이런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지도자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조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하나에 몰두하면 악착같이 해 내는 면이 있어서 뭔가 해내리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나도 이겨야 한다"고 웃었다.
양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키 플레이어로는 윤석민, 최희섭, 김상현(이상 KIA)과 김재현, 이호준, 정근우, 고효준(이상 SK)을 꼽았다.
조 감독은 "아무래도 최희섭, 김상현 등이 중심에서 득점력을 높여야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경험을 고려할 때 이종범의 역할도 팀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정근우가 움직여야 돌파구가 생긴다"며 "아무래도 선발 투수가 불안하니 고효준이 얼마나 해 주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후 3주 가량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은 점에 대해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적응력이 염려스럽다"면서 "그동안 청백전을 치르며 실전 훈련을 했는데 선수들이 1~2차전에서 빨리 적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6일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된 것에 대해서는 "하늘에 뜻에 따를 것"이라고 했고,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투수를 많이 소모했다. 일기 예보는 믿지 않지만 그래도 비가 온다니 하늘에 기대해 볼 생각"이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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