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시리즈 열기! 잠실구장이 ‘들썩!’

입력 2009.10.23 (08:53)

수정 2009.10.23 (10:14)

<앵커 멘트>

야구하면, 응원 재미를 빼놀 수 없겠죠. 특히 올해는 15년만에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울 정도로 야구의 인기는 물론, 응원전도 뜨거웠습니다.

최서희 기자, 어제 잠실구장의 열기, 대단했죠?

<리포트>

네, 2-2 동점 상황에서 치러진 숙명의 대결이었는데요, 그런만큼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습니다.

일부 야구팬들은 표를 구하기 위해 노숙도 마다하지 않았고, 지방에서 원정 온 팬들도 많았습니다.

뜨거웠던 잠실구장의 응원 열기, 전해드립니다.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렸던 어제, 잠실구장입니다.

현장예매는 오후 3시부터였지만 매표소 앞 입장권 전쟁은 일찌감치 시작됐는데요.

<인터뷰> 이승철(경기 하남시) : “어제 밤 10시부터 기다렸습니다.”

<인터뷰> 박근혁(경기 용인시) : “어제 저녁 7시요. 침낭 보이시잖아요. 1박 2일 했어요, 여기서.”

3만 5천 관중석 가운데 현장 예매분은 단 3천 장이다 보니 돗자리며 신문지, 상자 등을 동원해 입장권 사수에 나선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문지윤(경기 용인시) : “제가 발을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여기 와서 지금 (줄) 서있거든요.”

<인터뷰> 김정래(전남 목포시) : “목포에서 아이들하고 같이 한국시리즈 기아 응원하려고 큰맘 먹고 왔어요.”

깃발부터 손수 준비해온 응원문구는 기본, 나팔부터 인형 탈까지, 이 날만을 위해 준비한 응원도구들도 다양합니다.

<인터뷰> 김용우(서울 발산동) : “기아의 상징은 호랑이 아닙니까. 호랑이 모습을 팬으로서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거금 2만 5천 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오후 3시, 드디어 현장예매가 시작됐습니다. 하루를 꼬박 기다려 얻은 표 한 장.

<녹취> “심봤다!”

쌓였던 피로도 눈 녹듯 사라지는데요, 반면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주영(충남 천안시) : “15분 만에 매진 됐어요.”

<인터뷰> 강재섭(인천 삼산동) : “표를 못 구하니까 인생무상 같아요.”

꿈에 그리던 경기장 입장. 드넓은 잠실구장이 순식간에 노란 물결과 붉은 물결로 뒤덮였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기아, 그리고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SK 팬들의 응원 역시 경기 못지않게 치열합니다.

<녹취> “코시부터 V10까지 핫이슈! 안타 홈런 불꽃수비 핫이슈! 기아가 Take control~ 우린 항상 기아”

<인터뷰> 안봉수(인천 관교동) : “인천이 항구도시다보니까 인천의 상징으로 직접 만들었어요.”

기아의 경기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15년 골수팬 할머니는 한국시리즈가 끝나기 전까지 서울에 머물 각오로 올라왔는데요.

<인터뷰> 나승남(광주 백운동) : “장갑을 안 끼면 손뼉이 아파요. 그래서 장갑이 4켤레나 5켤레 떨어졌어요. 이게 면이라 구멍이 나서 오늘도 사서 왔는데 오늘 이기고 내일 이기고 내일 막차로 밤에 내려가려고.”

선수들의 안타 한 번에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리는 관중석.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가 하면,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이 모아지기도 합니다.

6회말, 수비 방해 문제로 판정 항의를 하던 SK 김성근 감독이 퇴장을 당하자 관중석의 분위기는 한순간 과열기기도 했는데요.

<녹취> “야유보다는 우리들의 응원! OK?”

그러나 곧 열성적인 응원으로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되찾았습니다.

<인터뷰> 야구팬 : “집에서 보는 거랑 야구장에서 보는 거랑 달라요. 응원의 열기를 느낄 수 있고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치열한 접전 끝에 이날 경기는 3대 0, 기아의 승리였는데요.

<인터뷰> 야구팬 : “진짜 27년 살았지만 지금까지 모든 체증이 한꺼번에 오늘 다 내려간 것 같아요. 진짜 최고, 기분 최고!”

하지만 아직 승부가 끝난 것이 아니기에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인터뷰> 김영균(서울 북아현동) : “6차전과 7차전을 분명히 승리로 이끌 거라고 확신합니다. 오케이 SK!”

그런데 경기가 끝나자마다 또다시 매표소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인터뷰> 최규민(서울 독산동) : “오늘 표를 힘들게 구해서 내일 오후 3시까지 기다리려고...”

오늘 있을 6차전을 선수들보다도 먼저 준비합니다.

<인터뷰> 김흥순(서울 독산동) : “(친구와) 교대해서 줄을 서기로... 요새 한국 야구가 진짜 재밌고 팬들도 굉장히 많아지고 예전보다 (그래서) 제가 여기 서서 도 닦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승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2009 한국시리즈.

야구팬들의 응원 열기 또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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