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 ‘무쇠팔 본색’ KS도 접수

입력 2009.10.22 (21:38)

수정 2009.10.2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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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34.KIA)가 거침없는 무쇠팔을 자랑하며 '타이거즈의 영웅'이 됐다.
로페즈는 22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SK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단 4안타만 내주며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친 끝에 완봉승을 올렸다.
로페즈는 1차전(8이닝 3실점)에 이어 이날도 승리를 챙기면서 한국시리즈에서만 2승째를 따냈다. 올시즌 14승을 올려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위력을 한국시리즈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이번 시즌 첫 완봉승을 한국시리즈에서 따냈다. 한국시리즈 완봉승은 통산 9번째이며 외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기록이다.
사실 이날 경기 직전 분위기는 KIA에 상당히 불리했다. 2승 후 2연패를 당했기 때문에 쫓기는 상황이었으며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는 점도 코칭스태프의 걱정거리였다.
이 때문인지 이날 조범현 KIA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과 2연패 후 4연승을 한 SK 선수들은 여유롭게 경기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이런 상황은 서서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로페즈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나가자 침묵했던 타선이 터졌고 분위기가 살아났다.
로페즈는 1회부터 자신감 있게 공을 뿌렸다. 정근우, 박재상, 박정권을 삼자 범퇴로 돌려세운 로페즈는 6회까지 한 번도 2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던졌다.
위기 때마다 시속 130㎞ 내외의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몸쪽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절묘한 제구력도 일품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이었으며 경기 중반까지는 싱커를 많이 던졌다.
SK에서 최고의 타격감각을 자랑하는 박정권과의 대결이 하이라이트였다. 4회 시속 144㎞짜리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로페즈는 6회에는 아예 3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7회 위기를 맞았으나 노련한 피칭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7회 첫 타자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준 후 박재홍에게 안타를 맞아 1사 2, 3루에 몰렸으나 최정은 삼진, 나주환은 외야 플라이로 잡아냈다.
8회는 조동화와 박재상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가볍게 넘겼다. 9회에는 선두타자 박정권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병살타를 유도해 불을 껐고, 정상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후 박재홍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로페즈는 "질 수 없는 경기라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1차전에서도 승리를 했지만 완벽하게 던지지는 못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시즌 때처럼 던지면 투구 패턴이 읽힐 수 있다는 생각에 직구보다는 싱커 등 변화구를 주무기로 삼았다"면서 "5회까지 싱커를 많이 던졌고 바깥쪽 직구의 제구가 잘 됐다"고 밝혔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로페즈는 키 190㎝, 체중 84㎏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활동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6승6패 15세이브, 방어율 3.78을, 마이너리그에서는 33승33패 62세이브, 방어율 3.54의 성적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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