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곶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도 틀릴 때가 있습니다.
가난하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천사, 만나 보시죠. 임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한 불우이웃돕기 행사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백만 원을 내놓고 사라졌습니다.
두 달 동안 수소문해 찾아낸 얼굴 없는 기부 천사는 85살 박부자 할머니였습니다.
<인터뷰> 박부자 : "불우이웃돕기 하는 거라잖아요. 그래서...저돈 뭐해. 나도 가지고 막 뛰어갔거든요"
박 할머니는 정부가 주는 생계지원금 한 달 30만 원을 받아 단칸 방 월셋집에서 홀로 살고 있습니다.
지원금을 쪼개 아프리카 어린이 두 명에게 한 달에 만 원씩 2만 원을 후원합니다.
<인터뷰> 박부자 : "따뜻한 방에서 세 끼 배 곯지 않고 나는 늘 먹고 사는데 그 흑인애들이 아파서 허덕이고, 배고파서 허덕이는 거 보고..."
송명자 할머니도 월 30만 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병원비와 생활비로 한 푼이 어렵고 아쉽지만 매달 5천 원씩 모아 3년째 기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명자 : "항상 굶는 사람들이 있다니까 나 그런 데라도 조금씩이라도 보탬이 되게 할테니까 "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까지 모금한 기부액은 1500억 원, 이 가운데 두 할머니와 같은 따뜻한 개인 기부자가 낸 돈이 890억 원으로 절반이 넘습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