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벤치 신세 ‘세월의 무게 실감’

입력 2010.07.22 (11:03)

수정 2010.07.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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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석에 오를 때마다 한국 야구사를 새롭게 쓰는 `기록 제조기’ 양준혁(41.삼성)은 올해에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로 벤치를 달구며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양준혁의 시즌 성적은 홈런 1개에 타율 0.252(135타수 34안타), 20타점, 10득점.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찬사를 듣던 양준혁에게 믿겨지지 않은 현실이다.



시즌 개막 초반에는 선발로 출장했으나 후배들과 주전 경쟁에서 밀려 요즘은 대타로 간간이 출장하는 게 전부다.



21일 프로야구 KIA와 원정경기가 열린 광주구장.



양준혁은 전성기 때 `바람의 아들’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왕년의 `야구 천재’ 이종범(40.KIA)이 벤치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0-5로 크게 뒤져 승부가 기운 9회초 조동찬 타석 때 대타로 출격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양준혁은 상대 마무리 투수 유동훈과 맞대결에서 평범한 1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는 이날 출장으로 최다경기 출장(2천131경기)과 최다타수(7천325타수) 신기록을 하나씩 늘렸다.



그러나 지난 14일 두산과 홈경기 이후 5경기, 1주 만의 출장이라서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달 들어 출장한 5경기 모두 대타 역할이었고 안타도 지난 1일 롯데와 경기에서 뽑은 게 유일하다.



그는 여전히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기록 사나이’다.



개인통산 출장 경기수와 타수는 물론 홈런(351개), 안타(2천318개), 루타(3천879개), 2루타(458개), 타점(1천389개), 득점(1천299개), 사사구(1천380개)에서 통산 부분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프로에 입문한 1993년 타율 0.341의 고감도 타격으로 타격왕과 신인왕을 차지했던 양준혁은 올해까지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0.316에 이른다.



2001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쳤던 양준혁은 2002년과 2005년, 2008년에 3할을 채우지 못했을 뿐 `타격 기계’다운 면모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는 그도 감당할 수 없었고 이제는 경기에 나서는 것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가끔 경기 전 왼손 배팅볼 투수를 자청하는 적극성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전성기가 그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장종훈 한화 코치가 보유했던 종전 통산 최다홈런기록(340개)을 갈아치웠고 지난 4월23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8-6으로 앞선 7회말 쐐기 1점 아치를 그려 시즌 마수걸이자 통산 351호 홈런을 기록했던 양준혁.



올 시즌 후 선수 생활 연장과 지도자 변신을 놓고 고심할 양준혁의 `기록 시계’가 어디까지 이어질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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