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쌍둥이 울린 ‘빗맞아도 홈런’

입력 2010.07.2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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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포 한 방'에 봉중근 그로기

두산의 강타자 김동주(34)가 라이벌 에이스를 한방에 무너뜨리며 `두목 곰'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동주는 2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안방 라이벌 LG 경기에서 4번 타자로 나와 역전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그는 0-1로 뒤진 4회 말 2사 1루에서 봉중근의 140㎞짜리 낮은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15m짜리 아치를 그려냈다.

10년 전 비거리가 150m에 달하는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을 때려낸 파워히터의 괴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듯했다.

투구가 방망이 손잡이 쪽에 맞았고 밀어친 것이었지만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우익수의 키를 넘어 펜스를 넘어갔다.

김동주는 이에 대해 "빗맞았는데 넘어갈 줄은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4회 말에 김현수에게 첫 안타를 맞을 정도로 호투하고 있었으나 김동주에게 역전포를 얻어맞은 뒤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동주는 최근 들어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데다 클러치 히트의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타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0.323이지만 이달 들어서 39타수 15안타, 16볼넷, 1사구 등으로 타율이 0.385에 달하고 있다.

결승타도 5월에 2차례, 6월에 1차례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서는 이날 결승 홈런을 포함해 3개를 몰아쳤다.

김동주는 "6월에 조금 안 좋았는데 타격코치가 잘 알기에 말을 잘 따랐다"며 "지금은 페이스도 좋고 밸런스도 좋고 타격도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1로 앞선 8회 말에는 불 같은 성깔을 드러내면서 심리적으로도 고참 역할을 톡톡히 했다.

LG 투수 이범준이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마운드로 달려들 기세를 보이다가 대주자와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을 그라운드에 집어던졌다.

이범준은 김동주의 매서운 눈빛에 위축된 듯 두 차례 잇따라 볼넷을 내주다가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동주는 "타자가 제일 잘 알고 느낌이 좀 있어서 내 입장에서는 고의라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항의하지 않으면 계속 맞을 수 있고 후배들도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스타전 단골손님이지만 올해는 초대받지 못한 데 대해서는 서운한 기분은 별로 없다고 털어놓았다.

김동주는 "오히려 나에게는 나가지 않는 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리 근육도 안 좋고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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