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KBO, 황재균 트레이드 승인

입력 2010.07.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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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롯데, 돈거래 없었다는 공문 발송

넥센, 올 시즌 끝날 때까지 트레이드 전면 금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고심 끝에 프로야구 넥센과 롯데가 단행한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KBO는 대신 양 구단에서 '돈거래가 절대 없었다'는 공문을 받았고 특히 넥센으로부터는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현금을 포함한 선수 트레이드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받아냈다.

유영구 KBO 총재는 넥센이 롯데에 내야수 황재균(23)을 보내고 롯데는 넥센에 내야수 김민성(22)과 투수 김수화(24)를 넘기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지 사흘 만인 22일, 숙고 끝에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이로써 팀을 옮긴 세 선수는 이날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새 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절대 현찰이 오가지 않았다'는 양 구단의 주장과 달리 롯데가 넥센에 현금을 줬을 것이라는 의혹이 거세게 일면서 KBO는 지난 이틀간 자세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구단의 회계를 감사할 권한이 없는 KBO로서는 조사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날 트레이드를 승인해 주되 양 구단으로부터 '절대 현금 거래가 없었다'는 내용을 문서로 받는 선에서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이어 넥센의 도를 넘은 선수 팔기는 더는 방관하기 어렵다고 판단,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절대 트레이드를 할 수 없도록 못을 박았다.

트레이드는 마무리됐지만 KBO가 넥센에서 요구한 각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불씨가 생겼다.

정규 시즌의 70% 가까이 치른 현재 '시즌 말까지'라는 한시적인 조치는 사실상 효용성이 없다.

시즌 후 넥센이 운영자금을 벌고자 작년 말과 같은 간판선수의 연쇄 트레이드를 주도한다면 KBO로서 손 쓸 방법이 전혀 없는 형편이다.

넥센은 작년 말 투수 장원삼과 이현승, 타자 이택근을 각각 삼성과 두산, LG에 보내고 현금 55억원을 챙겼다.

올해 맹활약 중인 마무리 투수 손승락(28)과 거포 내야수 강정호(23)에 대한 이적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 후 실제 트레이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이런 때문이다.

또 삼성, 두산, LG, 한화, 롯데 등 5개 구단과 달리 넥센의 주력 선수를 빼오지 못한 SK와 KIA가 시즌 후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설 개연성도 높다는 걸 고려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8개 구단 체제가 이어지더라도 넥센이 나머지 7개 구단의 '전력 보급 창고'로 전락, 전력 차가 극심하게 벌어진다면 프로야구 발전과 흥행에도 큰 차질을 빚기에 넥센의 선수 장사를 막기 위한 더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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