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왜 박찬호와 이승엽인가?

입력 2010.12.20 (17:34)

수정 2010.12.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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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그룹 오릭스, 한국 진출 앞두고 ’분위기 몰이’



TV 중계권료도 이승엽 전성기 버금가는 60~70억원대 예상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가 박찬호(37)와 이승엽(34) 등 미국과 일본에서 국위를 선양하던 한국의 간판 투수와 타자를 잇달아 영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긴테쓰 버펄로스가 합병해 2005년 탄생한 오릭스 버펄로스는 지금은 호주에 진출한 왼손 투수 구대성(41)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간 활약해 한국팬에게 잘 알려진 팀이다.



   지난해에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를 떠돌던 오른팔 투수 최향남(39)을 테스트해 잠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한국 선수와 6년간 인연이 없다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국이 낳은 거물 2명과 잇달아 계약, 주가를 높였다.



   일본 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릭스는 박찬호에게 일찍부터 러브콜을 강력하게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를 데려오지 못했다면 야쿠르트와 계약 직전까지 갔던 배영수(29.삼성)를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20일 "오릭스 구단이 현장의 의견보다는 그룹 차원에서 한국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였다. 박찬호와 계약한 금액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이승엽에게 준 액수 이상 줬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이승엽이 2년간 연봉 1억5천만엔을 보장받았고 보너스 옵션도 상당하다고 추정했다.



   오릭스가 한국 선수에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모그룹의 한국 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고 마케팅 영역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많다.



   오릭스 버펄로스의 모기업인 오릭스 주식회사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부동산도 취급한다.



   지난 9월에는 저축은행인 푸른2저축은행과 계약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뒀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이승엽과 박찬호를 차례대로 영입한 데는 사업 확장을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승엽의 입단 기자회견에 동석한 미국인 매리연 로버트슨 구단 고문은 메이저리그와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앞세워 일본 NHK 방송에서 해설을 맡기도 했지만 원래는 세계적인 부동산 서비스업체 CB 리처드 엘리스 부사장 출신으로 이 분야가 주종목이다.



   이승엽과 박찬호를 데려온 오릭스는 마케팅에서도 제법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오사카를 연고로 하기에 내년 입장 수입은 올해보다 자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승엽과 박찬호라는 두 거물이 한솥밥을 먹고 뛰는 장면을 보고 싶어하는 국내 야구팬들이 많기에 국내 방송사와 중계권료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점쳐진다.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에 종사하는 한 PD는 "이승엽과 박찬호를 한 묶음으로 판다는 자체가 방송사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지하철 역 바로 옆에 전망도 좋은 아파트를 파는 격이다"이라면서 "1년 중계권료가 이승엽이 한창 잘했던 2006~2007년에 버금가는 60~7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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