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드문 ‘박찬호급’ MLB 경력

입력 2010.12.20 (19:05)

수정 2010.12.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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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로 여겨지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98패)을 거둔 박찬호(37.오릭스)의 일본프로야구 진출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은다.

메이저리그에서 박찬호 정도의 이력을 가진 투수나 타자가 일본을 택한 게 꽤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1950년 센트럴ㆍ퍼시픽 양대 리그가 정착된 이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현역 끝물에 거액을 제시한 일본에 간 경우는 제법 있었지만 아직 시속 150㎞짜리 광속구를 던지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얼마든지 새 팀을 알아볼 수 있는 박찬호가 일본을 행선지로 정한 건 이례적이다.

1962년 주니치에서 1년간 뛴 돈 뉴컴은 메이저리그에서 1949년부터 1960년까지 통산 149승90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남기고 빅리그에서 은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상과 최우수선수,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휩쓸어 화려한 이력을 소유했던 뉴컴은 은퇴한 지 2년이 지난 1962년 타자로 일본 무대를 노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로도 타율 0.271을 때리고 홈런 15방에 108타점을 올리면서 타격에도 소질을 보인 뉴컴은 주니치에서 딱 한 번 마운드에 올랐을 뿐 타자로만 활약하며 타율 0.262를 때리고 홈런 12방에 43타점을 거둬들였다.

같은 시기 주니치에서 활약했던 오른손 외야수 래리 도비도 제법 메이저리그에서 명성을 날렸다.

1947년부터 1959년까지 빅리그를 주름잡으면서 통산 타율 0.283을 때리고 253홈런, 970타점을 올렸다. 은퇴 후 3년 만에 다시 방망이를 잡은 일본에서는 타율 0.225에 홈런 10방에 그쳤다.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낸 투수들은 일확천금을 준다고 해도 미지의 땅 일본을 웬만하면 찾지 않았다.

엄청난 파워를 높이 산 일본 구단들은 대신 늙은 야수에 눈독을 들여 이름 있는 선수 몇몇을 데려왔지만 미국과 전혀 다른 환경, 눈에 뻔히 보인 텃세, 감독과 불화 등으로 대부분 실패했다.

일본 구단은 늙고 이름만 남은 선수보다는 메이저리그 경험은 짧으나 젊은 선수들을 데려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실제 일본 야구에서도 큰 발자취를 남긴 외국인 선수들은 일본 야구에 순조롭게 적응을 마친 선수들이다.

일본 팬과 언론이 정한 역대 포지션별 최고 용병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풍성한 기록을 남긴 선수는 거의 없다.

메이저리그 7년 통산 타율 0.227을 때리는데 그쳤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올해까지 일본에서 뛴 7년간 통산 타율 0.312에 233홈런을 날리며 최고 타자로 일본 야구사에 이름을 남겼다.

미국에서 8년간 타율 0.250을 때린 평범한 타자였던 레론 리는 일본에서 11년간 타율 0.320을 터뜨리며 교타자로 거듭났다.

303승을 거뒀고 통산 4천이닝 투구를 돌파해 역대 외국인 투수로 첫 손으로 꼽히는 러시아 출신 빅토르 스타핀도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하다.

일본에서 6년간 통산 타율 0.337을 때리고 202홈런을 날린 뒤 타격 3관왕을 두 번이나 차지한 랜디 배스는 재팬드림을 일구고 미국에서는 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으로 입신양명에도 성공했다.

현재 일본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알렉스 라미레스(요미우리)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3년에 불과하고 10년간 일본식 야구에 맞춰 개조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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