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승엽 있기에 일본 선택”

입력 2010.12.21 (16:59)

수정 2010.12.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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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 제의는 ’내게 엄청난 유혹의 손길’



이승엽이 있어 오릭스 선택.."내게 큰 힘이 될 것"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어젖힐 박찬호(37)가 "1994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마음가짐처럼 새롭게 도전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호는 21일 강남구 역삼동에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피트니스 박 61' 클럽에서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의 영향도 있지만 은퇴 후 큰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일본을 택했다"면서 "이승엽(34)이 있었기에 오릭스로 결정했다.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후배에게 큰 신뢰를 드러냈다.



   또 "지난달 오릭스와 처음 접촉했을 때 선발투수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듣고 '내게 엄청난 유혹의 손길'이라고 느꼈다"며 "선발로 뛸 수 있고 도전한다는 데 큰 비중을 뒀다"며 4년 만에 다시 선발로 복귀한다는 사실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지난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승엽의 입단식에 동석했던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운영본부장은 이날도 박찬호 옆에 앉아 계약 배경을 설명하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라야마 본부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이라는 멋진 기록을 세운 박찬호를 일찍부터 주목해왔다.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한국의 승리를 위해 크게 이바지한 박찬호의 열정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수답게 일본팬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두자릿수 승리는 올려줬으면 좋겠다. 이승엽과 힘을 합쳐 오릭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한국팬에게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오릭스와 1년간 연봉 120만달러, 옵션 100만달러 등 24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이 이날 1년간 연봉 총액 2억5천만엔(약 34억4천만원)에 계약했다고 전한 것과 비슷하다.



   다만 박찬호는 투구이닝당 10만원씩 오릭스가 한국의 복지재단에 기부금을 내달라는 조건을 관철했고 오릭스는 한국 유소년 야구발전기금을 부담하는 데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한국 코치 연수도 받아들이기도 했다.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17년간 걸어온 긴 여정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했기에 박찬호는 마음 속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1994년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해 올해까지 17년간 7팀을 거치며 개인통산 124승(98패)을 거둔 박찬호는 "일본 진출을 결정한 뒤 마음이 참 서글펐다. 많은 재미동포 덕분에 잘 버텼는데 이제 그분들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많은 미국 교민팬, 도움을 준 미국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남기자면 끝도 없다"던 박찬호는 "더 큰 경험을 쌓고자 일본에 간다.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진로를 다시 생각하겠지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며 최종 종착역은 한국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3년간 불펜투수로 뛰다 보니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투구 이닝이 부족했던 박찬호는 "예년보다 공을 일찍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 롱토스를 하고 있다"며 "내년 2월 스프링캠프부터 최선을 다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내년 1월 말까지 개인 훈련을 벌이고 2월1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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