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1500m 버린’ 선택·집중 적중

입력 2011.07.25 (20:40)

수정 2011.07.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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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2·단국대)이 자유형 1,500m를 포기하고 자유형 400m와 200m에 집중한 지 6개월 만에 한층 강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태환은 25일 중국 상하이의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6초23으로 1조 2위, 1~2조 전체 16명 중 4위로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전날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26일 오후 7시(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릴 200m 결승에서 또 하나의 메달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자유형 200m는 27일 예선을 시작하는 자유형 100m와 함께 박태환의 달라진 모습을 제대로 평가할 기회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라며 "주무기인 스피드를 살리려면 200m와 400m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 박태환의 전담 지도자로 선임된 볼 코치는 "수영 선수가 자유형 100m부터 1,500m까지 다 뛰는 것은 자메이카의 육상 영웅 우사인 볼트가 100m부터 마라톤까지 혼자 다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형 200m, 400m는 자유형 1,500m와는 완전히 다른 레이스"라며 박태환의 미래를 위한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박태환은 그동안 타고난 스피드에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길러진 지구력을 더하면서 아시아 무대에서는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두루 정상급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400·1,500m에서 모두 결승 진출해 실패하면서 고민은 깊어졌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전략적으로 주 종목을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자유형 100·200·4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아시아권이긴 하지만 자유형 100m 우승은 스프린터로의 변신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줬다.



결국 박태환은 볼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자유형 1,500m를 포기하고 200m와 400m에 집중하기로 했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를 위해 지구력 훈련을 계속하면서도 스피드 강화에 주력한 것이다.



볼 코치는 올해 2월부터 세 차례의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턴 동작과 돌핀 킥 등에서 기술적으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스피드가 좋은 박태환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박태환은 연습 때 잠영 거리가 13∼14m까지 나와 세계적 선수들에 크게 뒤지지 않지만 실전에서는 7∼8m밖에 못 가곤 했다.



하지만 킥 능력이 향상되면서 잠영 거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에는 9∼10m에 이르렀고 이번에는 12m 안팎까지 늘었다.



선택과 집중의 효과는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확실하게 나타났다.



1번 레인이라는 악조건에서도 레이스를 주도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초반부터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적인 레이스 운영을 했지만 혹독한 훈련으로 스피드 지구력까지 좋아져 막판 스퍼트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것이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 등 세계적 스타들과 함께 출발대에 오르는 26일의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한층 진화한 박태환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레이스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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