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단짝’ 크루스 “네 마음 내가 안다”

입력 2013.02.17 (08:08)

수정 2013.02.17 (08:09)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했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류현진(26)을 가장 옆에서 보살펴 주는 클럽하우스 동료는 내야수 루이스 크루스(29)다.

류현진과 서로 스마트폰에 번역 프로그램을 깔아 의사를 소통하는 것으로 한국팬에게 이름을 알린 선수다.

멕시코 출신으로 8년이나 마이너리거 생활을 거쳐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선수로 3루를 보고 있다.

크루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뒤 "나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못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그 심정을 잘 알기에 류현진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팀 적응을 돕는 부문은 언어와 관련된 것으로 내가 스페인어를 가르쳐주면 류현진이 한국말을 가르쳐주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과 크루스는 팀 훈련이 끝난 뒤 오후 개인 훈련 시간 라커에서 탁구도 치는 등 벌써 단짝이 됐다.

생각이 약간 '4차원'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 우완 기둥투수 잭 그레인키와 류현진도 안면을 텄다.

두 선수는 아직 머뭇거리는 사이이나 한국인 통역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레인키가 "내 아내가 얼마 전 한국에 다녀왔다", "한국 음식도 몇 번 먹었다"며 류현진에게 친근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선수 대부분과 거리를 좁히고 교분을 쌓아가고 있으나 아직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바로 옆 라커를 쓰는 우완 투수 조시 베켓이다.

그는 한국 취재진이 라커에서 류현진을 둘러싸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장면을 보고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데뷔하던 시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보스턴에서 마쓰자카 바로 옆 라커를 썼던 베켓은 일본 기자들이 마쓰자카를 둘러싸고 취재하던 바람에 라커에 물건을 넣고 뺄 때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한국 취재진이 류현진을 취재할 때면 표정이 밝지 않다.

베테랑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클럽하우스 분위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류현진은 라커 내 인터뷰를 피하는 편이다.

대신 여러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친해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인종과 문화가 색다른 클럽하우스에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의 적응법을 서서히 터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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