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점수대 조작’ 감독 작전으로 가능할까?

입력 2013.03.05 (13:49)

수정 2013.03.05 (13:50)

감독 작전의 영향력이 얼마나 정교한지가 프로농구 경기조작 파문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승부조작 브로커는 프로농구 모 구단의 K 감독에게서 받은 수수료로 스포츠토토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 감독이 작전으로 경기를 조작해 브로커가 스포츠토토로 돈을 벌도록 도왔다는 의혹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스포츠토토 중에 KBL이 운영하는 경기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종목은 승5패, 스페셜, 스페셜 플러스, 매치 등 네 가지다.

승5패, 스페셜, 스페셜 플러스는 2∼3경기의 세부 내용을 한꺼번에 맞혀야 하는 까닭에 조작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매치는 단일경기를 대상으로 이뤄져 수많은 변수가 통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작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 감독의 작전 지시가 예정한 결과를 내는 데 미치는 영향력이 다른 종목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매치는 두 팀의 전반전 점수대, 최종 점수대를 알아맞히면 적중금을 획득하는 종목이다.

전반전, 최종 점수대는 각각 6구간으로 나뉘어 구 구단의 점수대 4곳을 마음대로 찍었을 때 적중확률은 1천296분의 1이다.

프로농구 감독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은 감독이 단독으로 경기 점수대를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방송사 해설위원은 "선수와 감독이 모두 짜고 일을 저지른다면 모를까, 감독 혼자 점수대를 조절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승패 조작은 여러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감독 작전으로 점수를 조작하기에는 농구의 스코어 변화는 너무 역동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방송사의 한 해설위원도 감독 작전의 영향력과 관련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이 위원은 "엉뚱한 멤버를 기용하거나 흐름을 끊어서 일부러 지는 일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이 선수에게 득점하지 말라고 할 수 없고 득점하라고 해서 마음대로 되는 일도 아니기에 점수대 조절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허술한 종목으로 꼽히는 매치에서도 조작이 일어나려면 두 구단 감독과 주요 선수들의 집단적 짬짜미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의혹의 배경이 된 베팅이 사설도박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설토토는 경기 요소요소에 돈을 걸 수 있도록 설계돼 승부조작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프로농구 승부조작 의혹의 진위나 배경이 된 베팅의 종류, 가담자 등은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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