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 변방 반란! 강국 잇달아 격파

입력 2013.03.08 (16:38)

수정 2013.03.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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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유럽 국가의 돌풍이 거세다.

'언더독'(약팀) 네덜란드, 이탈리아가 8일(한국시간) 각각 강국으로 대접받아온 쿠바, 멕시코를 물리치고 파란을 일으켰다.

2회 대회 준우승국인 한국을 떨어뜨리고 타이완에 이어 B조 2위로 본선 2라운드(8강)에 진출한 네덜란드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조 1위 쿠바와의 경기에서 6-2로 이기고 '오렌지 열풍'을 이어갔다.

네덜란드는 일본-타이완의 승자와의 경기에서도 이기면 대회 출전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다.

변형 패자부활전이 도입된 2라운드에서 A조의 쿠바, 일본(2위)은 B조 타이완(1위), 네덜란드와 각각 크로스로 맞붙는다.

이 경기의 승리 팀끼리 승자전을 치르고, 패배 팀은 패자전에서 맞붙는다. 승자전에서 이긴 팀은 4강 진출을 확정한다.

승자전에서 패한 팀과 패자전에서 이긴 팀이 다시 붙어 여기서 이긴 팀이 나머지 4강 티켓을 손에 넣는다.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유망주로 팀을 꾸린 네덜란드는 한국을 5-0으로 완파한 데 이어 A조에서 3연승을 달린 쿠바를 상대로 시종 경기를 주도하며 예상 밖 대어를 낚았다.

2-1이던 6회 터진 요나탄 스호프(볼티모어)의 좌중월 3점포 한 방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네덜란드는 본선 1·2라운드에서 반드시 이겨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첫 경기를 잡아내며 순항하고 있다.

1956년부터 출전한 유럽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20번, 준우승 8번을 차지하며 유럽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네덜란드는 2011년 마지막으로 치러진 아마추어 최강전인 야구월드컵에서 쿠바를 누르고 유럽국가로는 최초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에 메이저리그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버트 블라일레븐(62·네덜란드어 표기 베르트 블릴레번)이 투수코치로 팀에 합류해 마운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빅리그에서 낙차 큰 커브를 잘 던지는 오른손 투수로 이름을 날린 블라일레븐은 23년 통산 287승 250패, 평균자책점 3.31, 탈삼진 3천701개를 남겼다.

2011년 선수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대투수의 지도 덕분인지 디호마르 마르크벌(33)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한국과의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2안타로 꽁꽁 묶어 승리의 발판을 놓은 왼팔 디호마르 마르크벌(33)은 쿠바 강타선과 맞붙어 6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았으나 1점만 주는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마르크벌은 세 차례 WBC에 모두 개근한 네덜란드의 대표 투수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37승 41패를 남긴 그는 2004년부터 네덜란드 세미프로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3회 WBC에서 기량을 꽃피우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홈런왕인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빅리그에서 홈런 434개를 때리고 일본으로 터전을 옮긴 앤드루 존스(라쿠텐·네덜란드어 표기 안드뤼 존스)가 이끄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도 수준급이다.

이날부터 푸에르토리코와 미국에서 막을 올린 C·D조 1라운드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이탈리아는 D조 1차전에서 숱한 메이저리거를 거느린 멕시코에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4-5로 패색이 짙던 9회 멕시코 좌익수 에드가 곤살레스의 어설픈 수비에 편승해 2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이탈리아계 조상을 둔 메이저리거를 다수 대표로 뽑은 이탈리아는 그러나 1∼2회 WBC에서는 한 번도 1라운드 무대를 넘지 못했다.

이탈리아가 1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미국, 캐나다 등 북미 강호를 격파할지 관심이 쏠린다.

자국 영토에서 태어난 선수를 단 1명만 뽑고 나머지 27명은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미국에서 불러모은 '외인부대' 스페인도 C조에서 깜짝쇼를 펼칠지 주목된다.

'삼바 축구'에서 '삼바 야구'로 입지를 넓히는 브라질이 A조에서 디펜딩챔피언 일본을 상대로 녹록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는 등 세계 야구 지형도가 조금씩 바뀔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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