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오렌지 열풍'의 주인공 네덜란드가 아마추어 최강 쿠바 야구를 다시 침몰시키고 4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네덜란드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1조 쿠바와의 경기에서 9회말 칼리안 삼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쿠바를 떨어뜨리고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 필드에서 열리는 챔피언십 라운드에 진출했다.
1라운드 A·B조 1∼2위가 올라온 2라운드(8강)에서는 각조 1·2위가 서로 맞붙은 뒤 승자전을 치러 준결승 진출국을 결정한다.
이어 승자전의 패배팀과 패자전의 승리팀이 남은 1장의 준결승 티켓을 두고 대결한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쿠바를 꺾고 승자전에 진출한 네덜란드는 일본에 패배했으나 마지막 티켓이 걸린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또 쿠바를 무너뜨렸다.
2006년 제1회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한 네덜란드는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두 차례나 도미니카공화국을 꺾고 2라운드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하더니, 이번 대회 챔피언십 라운드까지 오르는 기적을 이뤘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네덜란드의 '오렌지 열풍'이 준결승 이후에도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반면 제1회 대회 준우승국 쿠바는 두 대회 연속으로 최종 라운드 무대를 밟지도 못해 아마추어 최강이라는 자존심에 금이 갔다.
네덜란드는 3회말 1사 2, 3루에서 안드뤼 존스의 희생플라이와 커트 스미스의 안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쿠바가 4회초 2점을 따라붙었으나 네덜란드는 4회말 볼넷 1개와 도루 2개에 상대 야수선택·실책을 엮어 2점을 달아났다.
5회초에만 세 차례 대타를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2타점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든 쿠바는 8회 1사 1, 3루에서 적시타와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달아나 '오렌지 열풍'을 잠재우는 듯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8회말 2사 1루에서 안드렐톤 시몬스의 좌월 2점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9회초 1사 1,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네덜란드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칼리안 삼스가 천금 같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날려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다.
네덜란드는 12일 일본과 1조 1∼2위 결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