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있기에’…첫 올림픽 티켓 3장 눈앞

입력 2013.03.15 (07:35)

수정 2013.03.1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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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3)가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르면서 한국 피겨스케이팅도 '새 역사'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한 종목 세 명의 선수를 내보내는 경사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결과에 따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국가별 출전권을 배분한다.

여자 싱글에 김연아만 내보낸 한국처럼 한 명의 선수만 출전시킨 나라의 경우 그 선수가 2위 안에 들면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그가 3∼10위에 이름을 올리면 올림픽 출전권은 2장이 되고, 24위 안에 들면 1장으로 줄어든다.

김연아는 14일(현지시간)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69.97점을 받아 중간 순위 선두로 치고 나섰다.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66.86점)와 3점 이상의 격차를 벌려 놓은 터라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가 없다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피겨 역사는 또 한 번의 신기원을 이룬다.

한국은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올림픽부터 피겨스케이팅에 꾸준히 선수를 출전시켰으나 세부종목 하나에 세 명의 선수를 내보낸 적은 없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 피겨 선수 4명이 출전했으나 아이스댄스의 양태화-이천군이 포함됐고 남녀 싱글에는 1명씩밖에 나가지 못했다.

1968년 그레노블 대회 여자 싱글에 김혜경과 이현주 등 두 명의 선수가 출전하고 2010년 밴쿠버 대회에 김연아와 곽민정(이화여대)이 나선 것이 단일 세부종목에서의 최다 기록이다.

피겨스케이팅이 현재의 경기 방식을 확립하고 올림픽 예선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선수는 2002년 박빛나 이후 김연아가 두 번째였다.

김연아는 2010년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자력 출전하면서 후배 한 명을 데려가더니, 4년 만에 다시 출전권을 세 장으로 늘릴 기회를 잡았다.

연달아 한국 피겨의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셈이다.

한국 피겨의 양적 성장은 특히 안방에서 벌어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맞물려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에는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고 있으나 아직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만큼 실력이 무르익지 못했다.

하필 ISU가 평창 올림픽부터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폐지한 터라 어린 선수들이 되도록 자주 큰 무대에 출전해 경험을 쌓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지 않았다면 한국은 1장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김연아 외에도 2명의 유망주에게 올림픽 무대를 밟게 해 줄 기회를 잡았다.

김연아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큰 무대를 경험할 기회를 주고 싶다"며 최소한 두 장 이상의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언니와 두 명의 동생이 손을 맞잡고 올림픽 은반을 수놓을 흔치 않은 기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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