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에게만 ‘현미경 판정’…극복 과제

입력 2013.03.15 (07:46)

수정 2013.03.1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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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3)가 4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유별나게 들이대는 '현미경 판정'이 될 전망이다.

김연아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69.97점은 분명히 뛰어난 기록이다.

그러나 김연아와 경쟁자들의 연기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김연아는 전체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 판정을 받아 점수가 깎였다.

점프하는 순간 미세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연기를 마친 김연아 자신도 특별히 실수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차이였다.

그럼에도 김연아는 여기서 수행점수(GOE) 0.20점이 깎여 70점 벽을 넘지 못했다.

심판진이 이렇게 엄격한 잣대를 모든 선수에게 들이댔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김연아 이후 연기를 펼친 주요 경쟁자들은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고도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23)는 한 차례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고 루프 점프는 1회전으로 처리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지만 62.10점을 받았다.

주특기로 내세우는 트리플 악셀도 김연아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점수가 깎일 여지가 충분했다.

느린 화면을 보면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할 때 두 발을 모두 사용하는 장면이 뚜렷이 보인다.

그러나 심판진은 이를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0.14점의 GOE를 줬다.

2위에 오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도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코스트너가 받은 예술점수(PCS)는 무려 33.85점에 달한다.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한 뒤 받은 33.80점보다 높다.

코스트너가 이날 특유의 힘 있는 스케이팅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점프 도중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수다.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로 꼽히던 세 명의 선수 중 김연아에게만 유독 현미경을 들이대듯 엄격한 심사를 한 셈이다.

물론, 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에 돌아온 김연아가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만큼 심판들이 더욱 집중해 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인간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각종 대회에서 여러 차례 미심쩍은 판정에 흔들린 기억이 있는 김연아로서는 기분이 썩 좋지 못한 일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실력으로 이번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을지가 프리스케이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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