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모습이 뭔가 다르지 않습니까? 이등병이라서 오히려 더 패기가 넘칩니다."
전투복을 입고 베레모를 갖춰 쓴 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나타난 이근호(상주 상무)가 더 늠름한 모습을 자랑했다.
국군 체육부대 소속인 이근호는 국가대표 소집일인 18일 파주NFC에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
상주 소속 선수들이 대표팀 소집일에 응하는 일은 자주 있지만 전투복을 입고 소집된 것은 이례적이다.
국군체육부대 관계자는 "박항서 감독(상주)이 이날 파주로 소집되는 이근호와 최철순(상주)에게 군복을 입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군인 정신으로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오라는 박 감독의 의도가 서려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16일 소속팀과 광주FC와의 경기를 마치고 외박을 얻고서 소속팀에 들르지 않고 바로 대표팀 소집에 응했다.
또 대표팀 훈련 후 26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경기를 마치면 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군체육부대 관계자는 "최종 예선 경기를 마치고 부대로 바로 복귀해야 하는 '군인 선수'의 특성상 군복을 입는 것이 오히려 편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근호는 취재진에게 격식 있는 군인 말투로 "다른 모습으로 파주에 오니 새로운 느낌"이라며 웃었다.
그는 "중요한 시합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해 각오가 더 단단하다"며 "이번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근호는 지난해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광주와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한 그는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자신감을 얻었다"며 "26일 카타르전까지 남은 시간에 더 열심히 훈련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 몸 상태가 최고였을 때에 비하면 지금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군인 신분 다운 패기 있는 모습으로 자신감 있게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근호의 부대 '선임'인 최철순(상주)은 이근호가 입은 전투복보다는 다소 편한 '근무복' 차림으로 파주NFC에 도착했다.
이근호는 "아직 복무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근무복 보급을 받지 못했다"며 "다음에 파주에 올 때는 근무복을 입을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