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폭염 올해 남부지역 1994년보다 더울까?

입력 2013.08.12 (09:26)

수정 2013.08.13 (09:59)

지난 8일 울산 일부 지역에서 40.0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수은주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해는 1994년이다.

올여름은 '반쪽 장마' 때문에 중부지방에만 비가 집중되고 남부지방은 낮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됐다. 장마가 끝난 뒤 최근 절정에 달한 폭염의 기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기세다.

기상청은 폭염 지속기간과 강도를 따졌을 때 올해 더위가 전국적으로 1994년의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친다고 보고 있다. 남부지방은 1994년이래 19년 만에 가장 더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쪽장마' 끝난 뒤 남부 곳곳 35도 이상…1994년 수준은 '아직'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 상순인 지난 10일까지 남부지방 평균 최고기온은 29.9도로 1994년 여름 30.9도보다 1도 낮다.

지난 10일까지 남부지방 평균 폭염일수는 14.1일로 1994년 여름 32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산술적으로는 현재 수준의 더위가 이달 말까지 계속 이어져야 1994년 폭염과 비슷해진다.

기상청은 주간 예보에서 대구, 광주, 전주 등 남부지방은 오는 18일까지 비소식 없이 낮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유명한 대구의 경우 올해 여름 들어 최고기온이 폭염의 기준인 33도를 넘는 날이 지난 10일까지 40일인 반면 1994년에는 60일이나 됐다.

전국 평균기온으로 보면 1994년 당시 7월16일부터 29일까지 14일간 연속으로 낮 최고기온이 매일 33도를 웃돌았다.

올해 장마는 역대 가장 길었지만 '반쪽장마'로 중부지방에만 비를 뿌린 탓에 지난 11일까지 서울에서는 33도를 넘는 날이 11일 하루뿐이었다.

◇1994년 여름 얼마나 더웠기에…쉽게 깨지지 않는 '기록'

지난 8일 일부 지역에서 관측 이래 수은주가 가장 높이 올랐지만 역대 최고기온 순위 50위권 안에 가장 여러 번 든 해는 1994년이었다.

1994년에는 순천, 대구, 합천, 밀양 등에서 연일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해 32번이나 최고기온 순위를 갈아치웠다. 영천·밀양 39.4도, 창원 39.0도, 진주 38.9도, 광주 38.5도 등 지역별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모두 당시에 세워졌다.

당시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에서 3천384명이 숨졌다. 이는 태풍·홍수 등 모든 종류의 자연재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례로 기록돼 있다.

◇짧은 장마 1994년 vs '반쪽장마' 2013년

기록으로 보면 이번 더위가 19년 전의 기록적 폭염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진행되는 더위 양상은 비슷하다.

1994년과 올해 남부지방의 더위가 극심한 이유는 장마기간이 짧고 강수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1994년에는 장마기간이 중부 22일, 남부 15일로 평년의 절반을 겨우 넘었다.

당시 장마기간 강수량은 전국 평균 133.6㎜로 평년의 37%에 불과했다. 특히 남부지방은 75.1㎜의 비만 내린 채 7월 초순에 장마가 끝나버려 여름 내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올해는 장마기간이 49일로 역대 가장 길었지만 '반쪽장마'로 인해 남부지방은 장마기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장마기간부터 축적된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남부지방은 이달 들어 연을 수은주가 35도를 훌쩍 넘기고 있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크게 확장해 한동안 낮 기온이 33도를 훌쩍 넘기는 더위가 전국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남부지방은 1994년 더위에는 못 미칠지라도 19년 만에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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