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9일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조사 후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 출장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원들에게 보고받았다"면서 "(조현아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짤막하게 대답하고서 승용차에 올라타고 서둘러 공항을 떠났다.
조 회장의 이날 발언은 조현아 부사장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인사 조치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객실 서비스를 책임지는 객실승무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업무에서 배제돼 호텔 사업 등만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승무원과 불협화음을 일으켰으니 (조 부사장이) 리드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주변에서는 조 회장이 큰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한항공 측은 "조치 내용은 예상할 수 없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 (조 회장이) 심사숙고해서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했다.
조양호 회장은 전날 언론 보도 이후 조현아 부사장 소동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전 승무원의 견과류(마카다미아)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로 비판받고 있다.
참여연대가 항공 관련 법규 위반 혐의로 조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혀 검찰 조사까지 받을 처지에 몰렸다.